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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 계약, 중도 해지해도 잔금 돌려준다

중앙일보 2017.07.04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A 씨는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로 빌린 승용차 안에서 흡입형 비타민제를 복용했다. 그런데 A 씨가 마치 담배를 피우는 거로 보이는 사진이 찍혔다. 카셰어링 회사가 차내 흡연을 막기 위해 운전자가 담배 피우는 사진을 찍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데, 이를 노린 사람에 의해서 찍힌 사진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A 씨의 신용카드로 벌금 30만원을 결제했다.
 

공정위, 공유경제 불공정 관행 개선
대여 10분 전 예약취소도 가능해져

카셰어링은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다. 공유경제의 대표적 모델로 꼽히는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지난 2011년 9월 국내에 카셰어링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이후 이 시장의 매출액은 2012년 6억원에서 2015년 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카셰어링 회사의 차량 보유 대수는 110대에서 약 8000대로 늘었다.
 
이런 만큼 소비자의 불만도 점점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약관이 첫손 꼽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쏘카·그린카·에버온(이지고)·피플카 등 4개 카셰어링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불공정 약관 조항을 대폭 시정했다.
 
3일 공정위에 따르면 앞으로 고액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에 잔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카셰어링 회사들은 고객의 귀책에 따른 중도 해지 시 남은 돈을 반환하지 않았다. 또 현재는 차를 빌리기 10분 전부터 예약의 취소가 불가능했는데, 앞으로 차량 대여 요금의 3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내고 예약을 취소할 수 있다.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페널티 부과 조항’도 개선됐다. 지금까지는 이 조항이 산정근거 없이 일률적으로 책정된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자동차 내 흡연 시 30만원의 벌금을 매기는 식이다. 개정 약관은 페널티 금액 1만원에 자동차 내부 세차 비용과 같이 실제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더한 수준에서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벌금을 회사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하도록 한 조항도 고쳤다. 앞으로는 고객에게 고지하고 협의한 후 결제하도록 조항을 수정했다.
 
자동차 보험 관련 조항도 개정됐다. 지금까지는 계약자가 추가로 지정한 운전자가 계약자와 동승하지 않고 혼자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게 된다. 대여기간 중 발생한 차량 손실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던 조항도 고쳤다. 고객이 고의·과실이 있을 경우에만 책임지도록 했다. 또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오작동 시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았는데 이 조항도 삭제됐다. 이번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4개 카셰어링 회사는 문제가 된 약관을 모두 스스로 고쳤다.
 
공정위는 향후 카셰어링 서비스 뿐 아니라 숙박, 지식·재능 공유 등 여러 공유경제 유형에서 벌어지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인민호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공유경제는 기존 산업과 다른 성격의 신 산업인만큼 새로운 거래 약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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