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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정상회담 결과, 성공인가 실패인가

중앙일보 2017.07.04 00:00
미 양국의 우려를 불식시킨 첫 번째 만남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정상회담은 앞으로 4~5년간 한ㆍ미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회담이었다. 얼마전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워싱턴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미국 전략자산과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사드배치에 대해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한ㆍ미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그래서 북한 핵과 미사일문제, 사드배치, 방위비 분담, 무역 불균형 등 현안을 둘러싼 한미간의 입장 차이로 인해 2003년 노무현-부시 정상회담에서와 같은 충돌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달 30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앞서 북핵 동결과 연합훈련 축소는 연계되지 않으며, 사드 배치를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여러차례 언급함으로써 미측의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도착 첫날 장진호전투기념비에서 6ㆍ25 참전 노병들의 심금을 울린 연설과 미 상원 중진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미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안보분야의 이슈는 이미 수면으로 가라앉았다.

평화적 방법의 북한 비핵화와
한국 주도의 연합방위 합의는 성과
글로벌 파트너십 협력과
균형된 무역은 우리의 과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를 비롯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재확인했으며, 전작권의 조속한 전환 등 연합방위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 평화적 방법에 의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견해를 같이했다. 또한, 한ㆍ미간 균형된 무역의 발전과 양국의 경제발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ISIS에 의한 테러리즘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양국의 협력과 한미동맹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ㆍ미 양국에서 있었던 상대방에 대한 우려들은 상당히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정상회담에서 원론적 차원에서 합의됐더라도 구체적 이행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첫째,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대화와 교류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고수하고 있다. 둘째, 한국 주도의 연합방위라고 하는 원칙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지만 여기에는 방위비분담금 증액이라는 부담이 숨어있다. 셋째, 양국 정상이 공정하고 균형된 무역에 대해 합의했지만 그 이면에는 한미 FTA 조정 또는 재협상이라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넷째, 공동성명 마지막에 언급된 글로벌 파트너십 문제는 국제안보에 대한 우리의 기여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과 중국은 외교안보대화를 열고 안보현안을 토의했다. 기존과 다른 북핵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사진 신화사=연합뉴스]

지난달 22일 미국과 중국은 외교안보대화를 열고 안보현안을 토의했다. 기존과 다른 북핵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사진 신화사=연합뉴스]


비핵화를 거부하는 김정은과의 대화,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하는 트럼프,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시진핑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와 더불어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북한 및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도 정상회담이 남긴 과제이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가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칫하다가 노무현 정부의 대화를 위한 퍼주기식 대북정책이 재연될 수도 있다. 정상회담 직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접근을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사드 배치를 번복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의 사드 보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아직 미지수다.

동맹은 상호신뢰에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개인적인 친분과 신뢰를 쌓는데 기여한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40조 원에 달하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및 구매에도 불구하고 한ㆍ미 FTA 재협상, 방위비분담금 증액, 대북정책 및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공조 등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한미동맹 강화, 북한문제 해결, 무역불균형 시정,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협의들을 원만히 진행하여 더욱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발전 되기를 기대한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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