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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의 에코 파일] 곤충 Insects

중앙일보 2017.07.01 05:00
곤충 Insects
 

지구에 100만종 살아 전체 동물종 80% 차지
농작물 먹어치우고 해충은 병 옮기지만
꽃가루받이로 생태계 지키고 인류 식량 제공
미래 먹거리로 각광…2020년 국내 5000억원 시장

메뚜기 [중앙포토]

메뚜기 [중앙포토]

육상에 사는 대표적인 무척추동물이다. 머리·가슴·배 세 부분으로 나뉘는 몸통, 3쌍의 다리와 2쌍의 날개, 1쌍의 더듬이를 가진 무리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100만종이 넘는 곤충이 존재한다. 모든 동물 종의 80%,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종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앞으로 발견될 종까지 합친다면 곤충은 어림잡아 200만종에서 많게는 3000만종에 이를 것으로 과학계는 추정한다.
국내에는 1만6087종의 자생 곤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곤충은 꽃가루받이 등을 통해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고,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병을 옮기고, 산림과 농작물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많은 곤충학자는 곤충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조안 엘리자베스 록은 그의 책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종의 보존을 위해 곤충을 필요로 한다. 곤충이 재생, 채취, 가루받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몇 달 안에 멸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인간의 먹거리 중 약 3분의 1은 곤충의 꽃가루받이 결과로 자란 수확물이다.
2008년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는 전 세계에서 곤충의 꽃가루받이가 갖는 경제적 가치가 2005년 기준으로 연간 1530억 유로(약 252조45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꽃가루받이 곤충이 사라지면 농업 분야에선 연간 1900억~3100억 유로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벌과 같은 꽃가루받이 곤충이 감소하면 특히 과일과 채소, 식용 기름 생산 작물 등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곤충이 없다면 세상은 온통 배설물로 넘쳐날지 모른다. 곤충은 다른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 썩은 고기를 먹어치우는 자연계의 '청소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미는 죽어서 썩어가는 동물 시체의 거의 대부분(90%)을 수거해 먹어 치운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잎꾼개미들이 먹이로 쓸 사철나무 잎을 물고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잎꾼개미들이 먹이로 쓸 사철나무 잎을 물고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래 벼멸구·메뚜기 같은 곤충은 농작물을 두고 인간과 경쟁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아프리카 주변 사막 등지에선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1000억 마리에 가까운 메뚜기 떼가 떼를 지어 이동하면서 메뚜기마다 매일 자기 몸무게만큼(2g)의 작물을 먹어치운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습격한 메뚜기 떼.[중앙포토]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습격한 메뚜기 떼.[중앙포토]

또 곤충은 인류나 다른 생물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쥐벼룩은 흑사병의 원인인 페스트균을, 모기는 말라리아를 옮긴다. 솔수염하늘소와 솔잎혹파리는 소나무 숲에 큰 피해를 주고, 광릉긴나무좀은 참나무에 구멍을 뚫어 말려 죽인다.
말라리아 모기 [중앙포토]

말라리아 모기 [중앙포토]

메뚜기·귀뚜라미 등 곤충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2050년이면 90억 명으로 늘어날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곤충음식 식재료. 왼쪽부터 대각선 방향으로 메뚜기,갈색거저리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쌍별귀뚜라미.[중앙포토]

곤충음식 식재료. 왼쪽부터 대각선 방향으로 메뚜기,갈색거저리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쌍별귀뚜라미.[중앙포토]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연구팀이 201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곤충을 이용하면 가축을 키우는 것보다 보다 경제적으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같은 양의 단백질 생산할 때 토지가 적게 필요해서다. 사육면적으로 볼 때 소의 10%, 돼지의 30%, 닭고기의 40%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아프리카와 중남미·아시아 등 약 90개 나라에서 1400종의 곤충이 사람의 음식으로 이용된다. 인류 역사에서 음식에 사용된 곤충은 1900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건국대 식용곤충 동아리 'KEIRO' 학생들이 연구하는 다양한 식용곤충 식품. 왼쪽부터 밀웜, 귀뚜라미, 귀뚜라미 가루를 이용해 만든 에너지 바. [연합뉴스]

건국대 식용곤충 동아리 'KEIRO' 학생들이 연구하는 다양한 식용곤충 식품. 왼쪽부터 밀웜, 귀뚜라미, 귀뚜라미 가루를 이용해 만든 에너지 바. [연합뉴스]

2015년 우리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농촌진흥청도 독성평가 등을 거쳐 귀뚜라미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

농촌진흥청에선 음식물 섭취·소화· 흡수가 어려운 환자도 먹을 수 있는 특수의료용 식품을 개발했다. 딱정벌레목(目)에 속하는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를 이용해 만든 ‘고소애 푸딩’이 대표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곤충산업 규모는 3039억원(2005년 말 기준) 정도이며 농가 724곳에서 곤충을 기르고 있다.
곤충 사육 농가를 목적별로 나눠 보면 애완학습이 51.1%로 가장 많다. 이어 사료용 26.5%, 식용 11.2%, 환경정화 8.4%, 화분 매개 2.2%, 천적 0.6% 순이다. 
이색곤충 체험장에서 왕사슴벌레를 관심 깊게 지켜보는 어린이.[중앙포토]

이색곤충 체험장에서 왕사슴벌레를 관심 깊게 지켜보는 어린이.[중앙포토]

정부는 2020년엔 국내 곤충시장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도록 곤충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해엔 곤충산업 세계시장 규모가 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환경부는 붉은점모시나비·꼬리명주나비·물장군·장수하늘소·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곤충을 복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붉은점모시나비 [중앙포토]

붉은점모시나비 [중앙포토]

몽골 초원의 소똥구리. 국내에서는 멸종됐다. [중앙포토]

몽골 초원의 소똥구리. 국내에서는 멸종됐다. [중앙포토]

20여 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딧불이를 되살리는 노력도 이뤄졌다. 이런 노력으로 반딧불이 축제 등 생태관광이 확산되고 있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은 청정지역으로 간주돼 해당 지역 농산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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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도서
 
곤충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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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The voice of the infinite in the small
조안 엘리자베스 룩 지음 ∣ 조응주 옮김 ∣ 민들레
 
파리와 바퀴벌레에 이르기까지 곤충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 선입견을 지적한 책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곤충의 참 모습을 알려주고, 곤충들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또 지구상에서 4억 년 동안 존재했던 곤충이 뒤늦게 등장한 사람들 때문에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처지를 묘사하고 있다. 
 
곤충 책

곤충 책

『인섹토피디아』Insectopedia

휴 래플스 지음 ∣ 우진하 옮김 ∣ 21세기북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곤충의 모습, 곤충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닮은 책이다. 특히 ‘곤충백과사전’이란 제목처럼 A에서부터 Z에 이르기까지 26개 항목별로 철학·문학·역사·경제 등과 관련된 곤충 정보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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