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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TA 재협상” 문 대통령 앞 공식화

중앙일보 2017.07.01 01:51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통역만 배석한 채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북핵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통역만 배석한 채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북핵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양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공식 요구했다.
 

한·미 정상회담 … 트럼프 “양국 공평한 협정 돼야”
문 대통령 “FTA 밖 비관세장벽 있다면 시정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한국과 지금 당장 한·미 FTA 재협상을 할 것”이라며 “바라건대 재협상은 우리 양국에 공정(equitable)하고 공평(fair)한 협정(deal)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미 FTA는 과거 불공정한 협정이었지만, 앞으로 달라질 것이고 양국에 좋은 협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 채무가 거대한, 20조 달러인 상황에서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걸 허용할 수 없다”며 “한국과 무역 협정을 재협상해서 무역적자를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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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무역은 항상 양국 간에 호혜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FTA 바깥에서 한·미 무역에 있어 비관세장벽이 있다면 시정해나갈 것이며 그것을 위해 실무적인 협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북핵 문제를 포함해 한·미 양국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폭넓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와 우정을 쌓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 한·미 양국이 위대한 동맹을 위해 같은 길을 가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서 주로 북핵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솔직하게 많은 선택지를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한 우리의 생각들에 관해 많은 일을 성취했고, 무역에 대해서도 그럴 것”이라면서 다시 무역문제로 넘어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매우, 매우 강력하고 문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도 매우, 매우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간의 무역 협정이 ‘미국에는 불공평한 협정(rough deal for the US)’이었다고까지 표현하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국 무역 압박을 공식화한 무대가 됐다.
 
트럼프 “미군 주둔 공정한 부담을” 한국에 분담금 증액 압박
문 대통령 “북핵 최우선 해결 합의”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표현도 이례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문 대통령 면전에서 언급한 사실을 청와대는 더 당혹스러워 했다.
 
정상회담 전 행사였던 백악관 만찬에서 청와대는 한·미 FTA 재협상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양국 간 협의에 따라 구체적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는 답만 반복했다.
 
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 조율하고, 이를 위해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 포괄적 해결을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금년 중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얘기를 거론한 뒤 “북한과의 전략적 인내 시대는 실패했다. 이제 이 인내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을 보호할 것이고 우리 동맹국을 방어할 것”이라며 “우리는 같이 협력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공정한 부담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측의 무역 압박은 문 대통령의 방미를 전후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정상회담에 앞서 있었던 문 대통령과의 만찬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활용했다. “(문 대통령과)북한 문제와 새로운 무역 협정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올려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각료들도 합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확대정상회담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한·미 FTA 이후 무역 불균형이 두 배로 늘었다. 주된 이유는 자동차”라고 지목했다.
 
미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 불균형 원인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이미 완성했다. 한 달 내로 또다른 행정명령에 따라 한·미 FTA 등 미국이 그간 맺은 모든 FTA에 대한 검토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외교가 소식통은 “미국에서 이런 보고서 결과 등을 근거로 먼저 한국에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해법을 제안하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며 "형태는 추가협상 등 다양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유지혜 기자, 워싱턴=강태화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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