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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1순위 뺏긴 사우디 왕자 가택연금설

중앙일보 2017.07.01 01:17 종합 8면 지면보기
빈나예프

빈나예프

사촌동생에게 왕위 계승 1순위를 빼앗긴 무함마드 빈나예프(57·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출국이 금지되고 가택연금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빈나예프 왕자의 가택연금은 “새로운 왕위 계승자에 대한 잠재적 경쟁과 대립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21일 살만 사우디 국왕은 새로운 왕위 계승 1순위로 조카인 빈나예프 왕자를 밀어내고 자신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자를 전격 책봉했다.
 

“사촌동생에게 밀려난 빈나예프
수도서 1000㎞ 거리 제다 머물러”

권력 이동에 따라 빈나예프 왕자는 내무장관직에서도 물러났으며, 현재는 수도 리야드와 약 1000㎞ 떨어진 해안도시 제다에 머물고 있다. 하루아침에 ‘왕좌의 게임’에서 밀려난 빈나예프 왕자는 오랫동안 국정에 관여하며 왕권을 위한 수업을 받아 온 인물이다. 1999년부터 안보·치안을 담당하는 내무부에서 근무했고, 사우디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특히 대테러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새로 책봉된 빈살만 왕자는 29세에 국방장관에 기용되기 전까지는 무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2년 새 석유·에너지 산업을 관장하고 사우디의 중장기 개발 계획인 ‘사우디 2030’ 프로젝트를 이끄는 실세로 급부상했다. 외교가에선 엄청난 권력을 지닌 빈살만 왕자를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렀다.
 
미 정부 관계자는 빈나예프 왕자의 연금에 대해 “빈살만 왕자가 어떤 반대도 원치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며 “그는 가족 내에 반발 없이 왕위에 오르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국왕이 힘을 실어준 덕에 서열을 뒤집었지만 왕자·공주가 6000명에 이르는 알사우드 왕가에서 아직은 젊은 빈살만 왕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NYT는 “일부 왕자들은 빈살만 왕자가 무모하고 권력에 굶주렸으며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빈나예프 왕자의 가택연금 조치가 나이 많은 왕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측은 NYT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빈나예프 왕자는 공직에서 물러났을 뿐 그 외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며, 그와 그의 가족들은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사우디 다른 정부 관계자는 “가택 연금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은 전환기다. 빈살만 왕자는 어떤 위험도 원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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