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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오벨리스크가 뉴욕에 서 있는 사연

중앙일보 2017.07.01 01: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2
김경임 지음, 홍익출판사
각 권 368쪽
각 권 1만6800원
 
약탈 문화재 문제는 국제정치가 불편해 하는 주제다. 현재의 소유자와 과거의 소유자 모두 권리를 주장하지만, 두 소유자의 분쟁을 깔끔히 조정하는 국제법은 아직 없다. ‘아직’이라는 단어에는 약탈당한 자의 억울함과 실낱 같은 바람이 배어있다.
 
흥미진진한 미술사와 민감한 외교 사안이 적절히 버무려진 이 책은 문화전문 외교관의 노고의 결과다. 파리 유네스코 한국대표부에서 근무하면서 약탈 문화재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책은 두 권으로 구성돼 있다. 1권은 주인에게 돌아온 문화재를, 2권은 빼앗긴 문화재를 다룬다.
 
책은 재미있다. 문화재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에 약탈과정에 대한 추적이 더해져 교양소설을 읽는 재미에 추리소설을 읽는 긴장감이 포개진다. 그러나 즐겁기만 한 독서 체험은 아니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현재 뉴욕 센트럴파크에 서 있는 사연은,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된 채 지방대학이 소유하고 있는 현실 만큼 서글프다. 서산 부석사 불상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프랑스와 멕시코 사이에도 있었고, 끝내 멕시코가 이겼다는 사실에는 위안을 얻었다. 2012년 대마도에서 불상 2점을 훔쳐온 절도범이 대장경도 갖고 왔었는데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단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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