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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레코드판·만년필 등 아날로그가 다시 뜨는 이유

중앙일보 2017.07.01 01:00 종합 19면 지면보기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어크로스
448쪽, 1만6800원
 
하다못해 다이어트를 해도 ‘요요 현상’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디지털 혁명이라는 거대한 전환에 아날로그의 ‘반격·반란·복수·귀환·부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할 것이다. 『아날로그의 반격』은 레코드판, 종이 책·잡지·신문, 만년필, 공책, 필름 카메라, 동네 책방 등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다. 아날로그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은 음악·텍스트·문방구·카메라 같은 아날로그 상품·기능을 모두 흡수했다. 그럼에도 아날로그가 다시 뜨는 이유를 데이비드 색스가 해부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첫째, 아날로그는 ‘럭셔리’하다. 초등학생도 갑부도 같은 삼성·애플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인용에 따르면, 아날로그 마니아는 종이 이코노미스트·뉴욕타임스(NYT)를 정기구독함으로써 ‘나는 이런 사람이야’이라고 과시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자신이 이코노미스트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방도가 없다. 종이 잡지를 들고 다녀야 폼이 난다.
 
둘째, 촉감을 요구하는 인간의 소유욕 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달리 디지털은 기본적으로 ‘불가촉(不可觸)’하다. 셋째, 상술도 한 몫 한다. 고가 브랜드 공책을 쓰면 왠지 창의력이 샘솟는 것 같다. 넷째, 아날로그는 ‘쿨(cool)’하다. 구세대는 디지털화를 끙끙거리며 따라왔다. 아직도 다이얼 없이 숫자만 표시되는 전자시계가 불편한 50대 이상 소비자가 많다. 반대로 20대 이하 신세대에게 아날로그는 참신한 체험이다.
 
저자는 ‘아날로그 vs 디지털’이라는 이분법을 거부하고 균형을 지향한다. 결국 둘은 보완 관계라는 것이다.
 
김환영 논설위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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