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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정상, 북핵 위협에 맞서 위대한 동맹 재확인

중앙일보 2017.06.30 20:59 종합 26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깊은 유대를 다졌다는 점에서 당초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안도와 반가움을 배가시켰다. 두 정상은 통역만 배석한 채 23분간 단독 회담을 통해 “한·미가 위대한 동맹의 길을 가고 있다”며 북한 핵 위협에 함께 맞서기로 했다. 앞으로 적어도 4년 이상 임기를 같이해야 할 두 정상이 첫 만남의 단추를 잘 끼운 셈이다.
 

갈등 피하고 두 정상의 유대 다져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협상과
한·미 FTA 재협상은 불가피한 수순

이번 만남의 최대 의제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도 “억제력 구축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같이함으써 굳건한 동맹을 통해 북핵 위협에 공동으로 맞서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엇보다 양국 정상이 인간적 유대감을 다진 것은 큰 소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를 쌓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만찬 뒤 문 대통령을 백악관 내 자신의 사적 공간으로 안내하며 친밀감을 보였고, 문 대통령도 “강력한 힘에 기반을 둔 외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트럼프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계속 허용할 수 없다”며 “한·미 FTA는 양국에 공정해야 한다”고 말해 FTA 재협상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통해 중국산 철강제품이 미국에 들어오지 않도록 특별히 요청했다. 여기에다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분담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추가 협상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 외교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향후 한국호가 헤쳐가야 할 수많은 관문의 하나를 지난 것에 불과하다. 당장 1주일 후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주요국 정상들과 국익을 걸고 냉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만남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중 사드 갈등 외에도 최근 미·중 관계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는 때라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실망하며 대중 강경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분류한 데 이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단둥은행을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에 들어갔다. 또 대만에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미·중 마찰이 격화될 조짐이다. 반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며칠 전 포럼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이해찬 전 총리에게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라”는 듣기 거북한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사드 철회를 강력하게 압박했다. 미·중 사이에 낀 우리의 운신 폭을 좁히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적한 난제를 뚫고 우리의 생존과 자존을 지킬 명민(明敏)한 외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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