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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까봐 땅에 묻어 보관했다"는 수첩에 적힌 최순실 지시 내용은

중앙일보 2017.06.30 19:14
최순실씨의 지시사항을 적은 업무수첩을 뒤늦게 공개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그 이유에 대해 “죽을까봐 4개월 동안 땅 속에 묻어놨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30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 박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수첩 두권의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신문하면서 수첩 두 권의 내용을 공개했다. 박씨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최씨의 지시와 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회의 내용을 기록한 수첩이다.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서 최씨의 지시 내용을 담은 수첩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죽을까봐 수첩을 땅에 묻어놨다가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서최씨의지시 내용을 담은 수첩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죽을까봐 수첩을 땅에 묻어놨다가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

 
수첩에는 ‘가이드러너 학교설립 제안→포스코’, ‘외국 전지훈련 인보이스를 해외법인 통해서 발행’, ‘비덱(Widec)과 SK 독일 법인을 통해서 지불ㆍ정산’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씨는 “최씨가 각종 체육사업을 진행하면서 SK와 포스코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라고 지시한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K스포츠재단에서 운동선수를 독일로 보내면 SK가 훈련 비용을 비덱스포츠에 직접 송금하게 해야한다는 지시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최씨의 변호인들은 수첩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반발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올해 3월 28일에야 수첩을 제출한 이유가 있냐”며 “혹시 수첩 내용이 나중에 작성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수첩 어디에도 최씨의 지시라고 쓴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죽을까봐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힘이나 돈을 가진 분들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내놓으면 제가 위험에 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수첩이 저를 보호할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 땅에 파묻었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제출한 수첩에는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이사장으로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을 원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박씨는 “수첩에 ‘허구연 이사장 원함’ 이런 내용도 최씨의 지시냐”는 최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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