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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한 새 아파트와 헌 아파트 가격 차이 5억원이나 된 까닭은?

중앙일보 2017.06.30 11:14
지난 23일 문을 연 서울 증산동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7월 DTI 규제 강화에 앞서 분양한 이 아파트 견본주택엔 주말새 2만3000명이 다녀갔다. [롯데건설]

지난 23일 문을 연 서울 증산동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7월 DTI 규제 강화에 앞서 분양한 이 아파트 견본주택엔 주말새 2만3000명이 다녀갔다. [롯데건설]

 
지난 28일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324가구 모집에 1만2305명이 몰려 평균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률이다. 당초 6·19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하는 단지라 투기 수요가 빠져 청약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지은 지 5년 이하 아파트값 2년 새 33% 올라
10년 넘은 아파트는 이 기간에 15% 상승에 그쳐

교남동 경희궁 자이(전용84㎡ ) 10억원 대인데
인근 같은 면적 오래된 아파트값은 5억6000만원대

새 아파트 품질좋은데다 향후 공급부족 전망 때문
새 정부, 재건축, 재개발보다 도심 재생으로 방향 틀어
향후 서울서 신규 아파트 공급량에 따라

 
막차 수요

막차 수요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최익주 롯데건설 분양소장은 "수색·증산뉴타운 내 첫 분양단지로, 주변에 새 아파트가 없다. 낡은 주택을 벗어나려는 수요가 몰려 청약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자의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6·19 대책 발표에도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이전보다 더 치솟는다. 기존 주택시장에선 같은 지역의 아파트라도 '새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억원씩 난다. 이런 현상은 노후 주택 비율이 높고,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 대구, 광주광역시 등 도심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15년 기준 96%로 전국 평균(102.3%)보다 6%포인트 이상 낮다. 그마저도 낡은 집이 많다.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가 10가구 중 한 가구(10%)꼴이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서울은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상태이고 노후 주택이 많아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인포가 최근 조사한 통계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 5년 이하 '젊은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는 지난 2014년 5억원에서 지난해 6억7000만원으로 2년 새 33% 올랐다. 
 반면에 건설된 지 10년 넘는 아파트는 같은 기간 15% 상승했다. 인접해 있는 새 아파트와 헌 아파트 간 가격차가 2014년 7700만원에서 지난해 1억8200만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올해 2월 입주한 서울 교남동 '경희궁 자이' 전용 84㎡는 현재 10억~10억5000만원에 거래된다. 
 
6·19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 은평구 수색 증산뉴타운 'DMC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 앞에서 빗속에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겹겹이 줄지어 입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대책 발표 뒤 재건축을 포함한 기존 주택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입지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연합뉴스]

6·19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 은평구 수색 증산뉴타운 'DMC롯데캐슬 더 퍼스트' 견본주택 앞에서 빗속에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겹겹이 줄지어 입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대책 발표 뒤 재건축을 포함한 기존 주택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입지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 분양 시장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인근 '독립문 극동'(1998년 입주)의 같은 면적은 5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 집값 상승률로 따져 보면 '경희궁 자이'는 지난 2년 새 33% 상승했고 '독립문 극동'은 12%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대구나 광주광역시 등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급 과잉 여파에 집값 흐름은 지지부진하지만, 도심 내 청약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대구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1.6%에 이르지만, 준공한 지 30년 넘는 아파트가 8%에 달한다. 전국 평균(5.1%)을 웃도는 수치다. 
 
이런 영향에 지난 2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광주 동림동 대광로제비앙'은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가구를 모집한 전용 84㎡에는 청약통장 460개가 몰렸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 나온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은 평균 280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막차 수요

막차 수요

 
새 아파트의 품질과 편의성이 좋은 점도 새 집 선호의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요즘 공급되는 새 아파트 전용 59㎡의 실제 사용면적은 10년 전보다 20㎡ 이상 넓다. 설계 기술이 발달해 평면을 넓게 뽑는 영향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과 주변 근린상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낡은 아파트에 사는 것에 비해 생활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새 정부가 공급 확대보다 수요 억제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 시장엔 새 아파트 공급이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은 택지지구 등 아파트를 지을 땅이 별로 없어 새 아파트는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만 공급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 정부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뉴타운·재개발 단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 뉴딜' 대상이 뉴타운 등 사업이 중단된 저층 노후 주거지라서다.  
 
내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되는 것도 새 집 부족 전망의 근거다. 이는 재건축 후 오른 집값의 일부를 조합원들이 국가에 내는 걸 말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연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조합들이 사업 속도를 낼 동력이 떨어져 강남권에 새 아파트 공급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앞으로 예정된 신규 분양 전망은 밝지 않다.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7월 3일 이전에 분양 물량이 몰렸지만, 올해 전체를 놓고 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기 어렵다. 6월 반짝 분양 이후론 '분양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는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39만8280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의 64% 수준이다. 2015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 풀린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2015년 27만 가구, 지난해 23만 가구에서 올해 21만 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주말에 아파트 분양 대전이 열린다. 6·19 부동산 대책에 따라 7월 3일부터 강화될 대출 규제를 앞두고서다. 강화될 DTI,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으려면 7월 2일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마지막 주에 전국에서 1만1634가구 아파트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주간 공급 물량으론 올해 최대 규모다.
 
보통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모델 하우스를 여는데 30일 개장한 아파트·오피스텔 모델하우스는 18곳이다. 수도권에서만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강동구) ▶인덕 아이파크(노원구) ▶용산 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 스퀘어(용산구) ▶구로항동지구 중흥S클래스(구로구) ▶e편한세상 구리수택(경기 구리) ▶청라 한신더휴 호수공원(인천 청라) 등 8788가구가 풀린다.
 
 
지방에선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세종)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부산 서구) ▶앞산 태왕아너스(대구 남구) ▶로열파크 씨티 장성 푸르지오(포항 북구) 등 5곳이 개관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 청약을 하는 아파트 중엔 입지·교통·학군 면에서 관심 단지가 많다. 다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분양가도 많이 뛰었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라면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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