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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MWC, 차이나랩 현지르포]5G, IoT...이젠 우리가 중국 룰(rule) 따라야 할 판

중앙일보 2017.06.30 11:11
룰 세터. 판을 짜고 규칙을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향후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중국이 꿈꾸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와 기업은 보조를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규모만으로도 두 배 성장한 상하이 MWC
5G 시대 맞아 200조원 넘게 투자한다는 중국 3대 통신사들
중국선 5살짜리도 코딩한다?
2020년이면 5000만명이 조기교육받을 듯

나름의 성과도 있다. 바로 모바일 분야에서다. 현금을 대체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부터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5G까지. 모바일에서 만큼은 중국은 더이상 팔로워가 아닌 선두 그룹으로 평가 받는다.  
상하이 MWC 2017 [이하 모든 사진 출처: 차이나랩]

상하이 MWC 2017 [이하 모든 사진 출처: 차이나랩]

 
6월 28일. 상하이 신국제전박람센터에서 상하이 MWC 2017이 개최됐다.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3월 초에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의 아시아 판이다. 지난  2012년 처음 시작된 이후, 지난 몇 년 중국의 모바일 열풍과 함께 그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상하이 MWC 현장에 차려진 한국 부스

상하이 MWC 현장에 차려진 한국 부스

 
이번 전시회에는 105개국에서 20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바로 1년전인 상하이 MWC 2016(약 1000개)과 비교해 참가 업체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KT, 삼성전자를 비롯한 70여개의 업체가 출사표를 냈다. 규모만으로도 급성장한 중국 모바일 시장의 위상을 증명된 셈이다.    
모바일 시대의 룰세터를 꿈구는 중국, 차이나랩이 상하이 MWC 2017에서 그 모습을 들여다봤다.  
 

5G 시대의 룰세터를 꿈꾼다

 
MWC 상하이 2017의 화두는 단연 5세대 이동통신(5G)이었다. 바르셀로나 MWC와 비교해 새로운 기술이나 성과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5G 표준 선점 경쟁에 적극 뛰어든 중국 기업들답게 부스 규모와 다양한 행사로 관중들을 압도했다.
 
5G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4G LTE 보다 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른 이동 통신 기술이다. 이같은 속도와  넓은 주파수 대역으로 인해 향후 사물 인터넷, 자율 주행 차량 기술, 가상현실 등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5000억 위안(약 82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ZTE 부스, ZTE 부스를 찾은 정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

ZTE 부스, ZTE 부스를 찾은 정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

 
중국 2위 통신장비 업체 ZTE는 이날 행사에서 차이나 모바일과 손잡고 광둥성 5G 시현 현장을 생중계했다. 100MHZ의 대역을 사용, 최대 2Gbps의 속도를 구현해 냈다. 이날 ZTE의 5G&TDD 제품화 부분 총책임자 보옌민은 "야외 5G 시현장 구축을 통해 실험실에 머물러 있던 5G를 상업화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는 이번 MWC 상하이 2017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솔루션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참가 업체 중 가장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5G 솔루션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관객들을 불러모았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5G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화웨이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는 5G 표준 제정 업체 중 하나로, 내년 6월로 예정된 5G 1차 표준 마감에서 화웨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오는 하반기 5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출시한다는 예정이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3대 이동 통신사들도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 5G 관련 기술을 대거 전시하며 분위기 몰이를 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향후 5G시대를 맞아, 최대 20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물인터넷, 하나의 표준으로

이번 MWC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단어는 사물 인터넷 즉 'IoT'였다. 그리고 이중에서도  'NB-IoT' 라는 단어는 중국 이동통신사 뿐만 아니라 화웨이나 ZTE와 같은 통신장비 제조사,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중국 로컬 업체들의 부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NB-IoT는 사물인터넷의 표준 중 하나다. 우리 나라의 경우, SKT는 LoRa-IoT를 KT와 LG U+는 NB-IoT로 서로 다른 표준을 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모든 업체가 NB-IoT 하나의 표준으로 기반 기술부터 칩셋, 제품, 서비스 등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정부가 NB-IoT를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50만개 이상의 NB-IoT를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 가정에서 사용하는 홈 IoT, 지하 상수도와 같은 공공 시설의 관리, 교통 네트워크 관리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대 6억개 이상의 사물(제품)이 연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중국 IT업체들은 NB-IoT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아직까지 룰 세터가 없는 상황에서 차이나 모바일이나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과 같은 통신 사업자들은 물론 스마트폰이나 IT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중국의 대부분 업체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물인터넷이 하나의 화두였던 만큼 이번 전시회에선 교통 관리, 농업 관리, 대기 관리, 강 관리,  주차 관리, 스마트 팩토리 그리고 전력 관리에 이르기 까지 사물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선을 보였다.
 

화웨이, 샤오미만 있는게 아니다!

 
이번 MWC에는 작년에 이어 화웨이를 비롯해 오포·비보, 지오니, 메이투, ZTE, 레노보-모토로라 등 중국의 유명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그린 오렌지(Green-Oreange), 콘카, 러폰(le phone) 등 ODM업체들도 저 마다의 제품을 전시하면서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의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BLU, 테크노 등 스마트폰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온 그린 오렌지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프로젝터 내장 스마트폰을 자체적으로 선보였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 신흥강자 비보는 디스플레이에서도 지문 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초음파를 이용한 기술로 지난 2015년 퀄컴이 발표한 기술을 개선한 성과다. 애플은 오는 하반기 출시될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에 이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가 애플보다 한발 빨랐던 셈.  
비보의 스크린 지문 인식 기술

비보의 스크린 지문 인식 기술

그러나 실제 체험 결과, 지문 인식 속도가 느리고 지문 센서 측정 범위가 좁아 아직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7개월 전 출시했던 컨셉 제품 아너 매직이 눈에 띄었다. 사용자의 주변 환경과 이용 패턴을 학습, 인공지능으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장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에 따르면 아너 매직은 '2012'로 불리는 선행 제품 개발 팀이 만든 제품이다. 이 팀은 기존 제품 개발 부서와는 별도로 차세대 기술만을 전문적으로 개발, 시장에 내놓는 역할을 수행한다. 화웨이가 더이상 삼성전자나 애플의 뒤를 쫓아가는 기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ZTE는 중국 정부나 관공서, 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큐리티 스마트 폰을 공개했다. 서로 분리된 별도의 운영체제와 데이터 저장소 공간을 마련, 터치 한번에 개인모드와 업무모드를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중국 보안 당국이 공인한 자체 개발 칩셋을 탑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아우러지는 보안 솔루션이다. 이미 여러 성급 지방 정부와 도입을 논의 중이며 남경 공안의 경우 현재 사용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교육과 만나다

 
이번 MWC 상하이 2017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드론, 가상 현실, 사물 인터넷 등 신기술들을 관람하며 다양한 체험 부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E2 관에 마련된 아동 코딩 교육 체험관에는 3일 내내 발디딜 틈이 없었다. 현재 중국에서 불고 있는 스팀교육 열풍의 축소판이었다.  
상하이 MWC에 참가중인 어린이들

상하이 MWC에 참가중인 어린이들

이번 행사에 대형 체험 부스를 만든 이스라엘 중국 합작 코딩 교육 업체 립 어너의 아미 드러 CEO는 "현재 중국에서는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코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지난 9월에 창업한 이후 벌써 상하이 지역의 20여개 국제학교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미드러 립어너 CEO

아미드러 립어너 CEO

코딩을 비롯한 중국의 스팀(과학, 기술, 공학, 수학) 조기 교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5000만명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의 교육 분야 진출도 활발했다. 알리바바 산하의 모바일 운영체제 윈OS(Yun OS)는 HP, 인텔과 손잡고 스마트 클래스 기술을 선보였다. 교육 컨텐츠, 스마트 디바이스(Yun OS book 10), 클라우드 기반의 학생 관리 플랫폼 등이 일체화 된 토탈 교육 솔루션이다. 밍보 교육, 톈위 교육, 보야 교육 등 유명 교육 기관들과 서비스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핑크퐁으로 유명한 스마트 스터디, 크리에이티브 밤 등 국내 교육 콘텐츠 업체들도 중국 부모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마명엽 크리에이티브 밤 대표는 "첫날인데도 벌써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밤은 지난 2016년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반의 가상 수족관, 유치원 콘텐츠로 상하이 국제 창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상하이=차이나랩 이승환, 최형욱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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