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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를 700만원 헐값에 산 뒤 불 질러 사고내고 보험금 4900만원 타낸 30대 남자

중앙일보 2017.06.30 10:00
대구 수성경찰서. [중앙포토]

대구 수성경찰서. [중앙포토]

 
차량 결함으로 엔진룸에 불이 난 것처럼 꾸며 사고를 일으키고 보험금을 타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고의사고 일으켜 보험금 타내
2009년부터 7000만원 상당

 
대구 수성경찰서는 30일 A씨(39)를 방화와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7일 오후 11시45분쯤 대구 수성구 대흥동 한 도로에서 벤츠를 몰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엔진룸에 불이 붙은 채였다. 이 사고로 엔진룸이 모두 타 957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A씨는 "엔진룸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어 당황해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험사에 설명해 보험금 4900만원을 타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의심한 보험사가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고의사고란 사실이 드러났다.
A씨가 범행에 활용한 차량과 같은 종류의 벤츠 모습.

A씨가 범행에 활용한 차량과 같은 종류의 벤츠 모습.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연료호스를 풀어 기름을 새어나오게 한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어 200m를 운행하다가 고의로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A씨는 애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와 당일 행적 수사결과를 보고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대구 한 중고차 매매상사 딜러로 일하면서 차량보험의 허점을 파악하고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범행에 이용한 차량은 벤츠 CL600, 인피니티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차였다. 그는 이 차량들을 20분의 1 이하의 헐값(벤츠는 700만원)에 구입한 뒤 2009년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모두 7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신차 판매가가 2억원 이상인 고급 외제차를 10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사고차량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보험사가 외제차 사고 보험금을 책정할 때 구입가가 아닌 연식과 차종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알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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