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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리프팅으로 출혈 심해" 트럼프, 여혐 트윗 논란

중앙일보 2017.06.30 08: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악성 트윗이 폭풍 비난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MSNBC의 아침 프로그램 '모닝 조'의 여성 진행자 미카 브레진스키를 "아이큐 낮은", "안면 리프팅으로 출혈이 심했다"고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남성 진행자 조 스카버러에 대해서는 "사이코"라고 표현했다. 트럼프의 트위터 막말은 유명하지만 이번 건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저열한 내용이고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양당 의원들이 비판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 주요 언론들이 이 트윗에 대한 관련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올리고 있다.
 

비판적인 여성 방송인에게 "아이큐 낮은 미친 미카"
정상통화 도중 여기자 불러내 "아름답다" 희롱도
의원들 "백악관 발 여혐이 정상이 돼선 안 된다" 반발

트럼프는 "나는 시청률이 형편없는 '모닝 조'가 나에게 나쁘게 말하는 걸 들었다(더 이상 보지 마시라).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아이큐 낮은 미친 미카와 사이코 조가 나오게 된 거야..."라는 트윗을 남겼다. 6분 뒤에는 "마라라고에서 3일 연속 열린 새해 전야제 파티에서 나한테 출연을 종용했다. 그녀는 안면 리프팅 때문에 심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는 안된다고 했지!"라고 썼다.  
 
트럼프의 트윗은 즉시 백악관의 품위를 해친다는 사방의 비난에 직면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대통령님, 당신의 트윗은 공식 계정이며 미국의 위대함이 아니라 미국 정치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대표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벤 새스 상원의원 역시 "제발 당장 멈추십시오. 이것은 정상적이지도 않으며 백악관의 품위를 손상시킵니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같은 당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도 트윗에서 "그만하세요! 대통령의 계정은 사람들을 저격하는 것 이상의 일에 사용돼야 합니다"라면서 "당신은 사람들에게 트윗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아니면 업적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라고 반응했다. 
 
미카 브레진스키. [AP=연합뉴스]

미카 브레진스키. [AP=연합뉴스]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도 "모욕적이고 성차별적이며, 그(트럼프)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언론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캐서린 클락 하원의원은 "우리는 트럼프의 혐오스럽고 성차별적인 논평에 반대한다.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백악관발 혐오가 새로운 정상이 되는 걸 내버려둘 수 없다"는 트윗을 남겼다.
 
당사자인 미카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신 트위터에 씨리얼 상자 사진만 한 장 올렸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피 흘리는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미카의 트윗에 댓글로 남기는 등 2차 가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정상 통화 중 여기자 성희롱성 발언도
트럼프는 바로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기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일랜드 기자단을 초청한 상태에서 아일랜드 신임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와 첫 통화를 나누던 중 한 여기자를 지목하곤 "어디서 왔나. 이쪽으로 오라"며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불러냈다. 
 
아일랜드 국영 방송사 RTE의 워싱턴 특파원 겸 지국장인 캐트리나 페리였다. 페리가 트럼프의 책상쪽으로 와 자신을 소개하자 트럼프는 바라드카르 총리에게 "그녀의 미소가 아름답다. 당신에게 잘 대해줄(treat well) 것으로 장담한다"고 말했다. 페리 지국장은 미소를 유지했고 아일랜드 기자단 사이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페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 영상을 공유하며 "이상야릇했다(bizarre)"고 남겼다. 하지만 트럼프가 여기자를 외모로 평가한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며, 타국 정상과 공식적인 통화 도중에 이런 일을 벌인 것도 결례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백악관 부대변인 사라 허커비 샌더스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윗 관련 질문이 나오자 "모닝 조에서 일어난 터무니없는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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