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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금 딴 트랙, 지금은 농구장 … 이게 밴쿠버 성공 비결”

중앙일보 2017.06.30 04:01 종합 29면 지면보기
존 펄롱

존 펄롱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진두지휘했던 존 펄롱(67) 밴쿠버 동계올림픽 전 조직위원장을 지난 12일 캐나다에서 만났다. 그는 이영표(은퇴)가 뛰었던 미국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다. 펄롱 전 위원장에게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른 비결과 사후 시설 활용방안을 물어봤다.
 

2010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장 펄롱
역대 최고 올림픽 평가 받지만
당시에도 재정 문제가 최대 난관
시설물 사후 활용 방안에 공 들여
개최국 성적도 대회 성공에 열쇠

평창 동계올림픽은 유치 당시 반대에 직면했다. 밴쿠버는 어땠나.
“밴쿠버 대회를 앞두고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재정 문제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재정 낭비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재정과 관련한 약속을 지켜나가면서 반대를 줄여갔다. 밴쿠버 올림픽 예산은 크게 두 갈래였다. 대회 운영예산이 18억50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2조원), 시설 예산이 6억 달러였다. 운영 예산은 정부 지원 없이 마케팅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시설 예산은 턱없이 적었다. 그래서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신설 시설도 철저히 사후 활용에 목표를 맞췄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을 강조했는데 모범 사례를 들어달라.
“리치먼드 오벌이라는 빙상장이 있다. 지금은 지역 커뮤니티 및 스포츠 활성화에 기여하는 시설로 사용 중이다. 컬링장이던 힐크레스트센터와 아이스하키장이었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썬더버드 경기장도 활용도가 높다. 한정된 돈으로 경기장을 지어야 하는데 달랑 2주간의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춰선 안된다. 그 이후에도 살아 숨쉬는 시설이 되도록 준비했다.”
 
2010년 올림픽 당시 빙상장이었던 리치먼드 오벌. [사진 리치먼드 오벌, 중앙포토]

2010년 올림픽 당시 빙상장이었던 리치먼드 오벌. [사진 리치먼드 오벌, 중앙포토]

현재 농구코트 등을 갖춘 복합 체육시설로 변모했다. [사진 리치먼드 오벌, 중앙포토]

현재 농구코트 등을 갖춘 복합 체육시설로 변모했다. [사진 리치먼드 오벌, 중앙포토]

리치먼드 오벌은 밴쿠버 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모태범·이승훈이 금메달을 딴 곳이다. 현재 세 선수가 달렸던 트랙은 없다. 그 자리엔 2개의 쇼트트랙 링크와 10면의 농구·배구 코트, 체력단련장 등이 들어섰다. 지난 14일 리치먼드 오벌에선 지역 주민들이 하루 종일 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코트 한 곳에서는 캐나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훈련 중이었다. 리치먼드시 테드 타운젠트 디렉터는 “일반인과 엘리트 선수가 함께 이용하다보니 지역의 어린 학생들이 선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고 전했다.
 
실패 사례도 있을텐데.
“휘슬러의 스키점프대는 사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 캐나다에는 스키점프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 만을 위해 지었다. 대신 해체가 가능한 디자인으로 지었다. 잔디구장으로 바꿔 축구장이나 아이스링크로 쓰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도 개최했다. 캐나다인들은 캘거리보다 밴쿠버 대회가 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캐나다의 성적도 이런 평가에 한 몫 했다. 캐나다는 캘거리에서 메달 5개(은 2·동 3)로 종합 13위였지만, 밴쿠버에선 26개(금 14·은 7·동 5)로 종합 1위에 올랐다.
 
올림픽·월드컵 등에서 개최국 성적이 국민적 관심과 직결되는데.
“개최지인 밴쿠버 시민들은 성적 뿐만 아니라 대회가 잘 운영되는지를 궁금하게 여긴다. 하지만 다른 도시에선 우리 팀이 몇 개의 메달을 따는지에만 집중한다. 2005년부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1억1000만 달러를 모았는데 그 중 50%를 조직위가 충당했다.”
 
펄롱 위원장은 밴쿠버 올림픽 당시를 회상하며 아직도 감격을 떨치지 못한 표정이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메달 20개(금 8, 은4, 동 8)를 획득해 종합 4위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밴쿠버=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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