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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기왕 만든 핵무기 폐기하면 … 단계마다 어떤 보상할지 미국과 협의할 것”

중앙일보 2017.06.30 01:45 종합 4면 지면보기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20분쯤. 미국을 향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서울공항 이륙 직후 문 대통령이 기자단이 있는 자리로 와 선 채로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난기류로 기체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이 “비행 규정상 앉아 있어야 한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한마디 더 하겠다”며 간담회를 이어갔다.
 

대통령 ‘핵동결 → 대화 → 폐기’ 구상
미국 ‘핵포기 전제 동결’과 시각차

문 대통령이 하고자 한 얘기는 북한 핵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동결은 (남북)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라며 “핵 폐기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핵 동결→대화→핵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상을 밝혔다.
 
다만 매 단계 북한의 약속 이행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중간에 여러 가지 이행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기왕에 만든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검증이 확실히 될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북한이 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도 상응해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도 우리가 지켜야 될 원칙”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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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단계적 접근법은 미국과는 온도차가 있다. 미국은 ‘폐기’나 ‘핵 포기’가 전제되지 않은 동결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은 한국 시각으로 30일 밤 11시쯤 백악관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우리 외교팀의 노력에, 절반 정도는 언론에 달려 있다”며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소위 ‘악수외교’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 대해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라는 것을 세계가, 또 우리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의식하지 않겠느냐”며 “아마도 두 정상 간에 아주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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