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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밝히면 국민의당 망한다해서 말 못해” 이유미, 대선 하루 전날 이준서에게 카톡

중앙일보 2017.06.30 01:35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 제보를 조작한 이유미(38·여)씨와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대선 하루 전인 5 월 8일 대화한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벌어졌다.
 

문준용 의혹 증거 조작 이유미 구속
사건 은폐 지시한 주체 있었다면
당에 조작 아는 제3자 있다는 의미

카톡에서 이씨는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거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 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 된다 하시니 미치겠다. 오죽하면 문 후보가 당선돼 고소 취하하고 선처해 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시는 이씨가 자신의 동생을 준용씨의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료’인 것처럼 속여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한 지 3일이 지난 후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국민의당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였다. 검찰 고발에 압박감을 느낀 이씨가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 전 최고위원에게 언급한 것이다.
이유미씨가 지난달 8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보낸 글. ‘밝히고 사과’란 표현이 있다. [SBS 캡처]

이유미씨가 지난달 8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보낸 글. ‘밝히고 사과’란 표현이 있다. [SBS 캡처]

 
이후 카톡 대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사실대로라면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씨는 “(파슨스 스쿨 동료와) 개인 간에 가볍게 나눈 대화 중 일부일 뿐이지 증언이나 폭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씨는 나머지 메시지는 삭제했다.
 
카톡에서 이씨가 말한 대로 ‘사실대로 말하면 당이 망한다’고 사실 은폐를 요구한 주체가 있었다면 사전에 사건이 조작임을 당의 다른 사람이 알았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카톡 내용만으로는 그렇게 말한 사람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다면 누구였는지 드러나 있지 않다.
 
당 진상조사단(단장 김관영 의원)과 선거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카톡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씨는 카톡을 보낸 동기와 내용에 명확한 설명을 못했다”며 “이 전 최고위원도 당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 그냥 넘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조작 사실을 몰랐던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에게 지난 24일 민주당의 고소·고발 건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이용주 의원이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이 선거기간 중 민주당으로부터 당한 고발건을 취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고, 안 전 대표는 “당에 말해놓을 테니 월요일(26일)에 찾아가 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용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안 전 대표에게 증거조작 사실 등을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 박지원 당시 선대위원장에게도 문자를 보내 자문을 받으려 했다고 한다. 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문자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은 이씨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한 뒤 영장을 발부했다. 박성인 영장전담 판사는 “사안이 중대해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안효성·김나한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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