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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지방분권은 정부가 가진 행정·입법권 나누는 것

중앙일보 2017.06.30 01:20 종합 10면 지면보기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제도를 도입하고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연방국가인 미국·독일, 주헌법에
지방의회 중심 자치행정권 보장
스페인, 자치권을 기본권으로 명시

분권형 개헌에 앞서 지방분권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방분권은 국가 권력의 분권이 아니라 국가 권력 중 행정권의 분권을 의미한다. 헌법상 국가 권력 중 국회가 갖는 입법권과 법원이 갖는 사법권을 제외한 나머지로, 정부가 갖고 있는 행정입법권과 전통적인 행정권에 대한 분권으로 이해해야 한다.
 
현재 연방제 국가 형태를 취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은 연방헌법이 아니라 주헌법에 지방자치 관련 내용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헌법 제11장은 ‘주는 주의 법적 세분화인 카운티로 나누어진다’ ‘입법부는 카운티(군)와 시의 형성·통합과 경계 변경을 위한 통일 절차를 비롯해 카운티의 권한을 규정해야 한다’고 하여(제1조 제a항, 제b항 및 제2항) 주법률에 의한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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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독일 기본법(헌법)은 자치행정권을 별도로 규정(제28조)하고는 있지만 주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기초자치단체인 게마인데(읍·면·동)에 대해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한 자치행정권을 보장하는 수준이다. 자치에 관한 세부 규정은 미국처럼 주헌법에 담겨 있다.
 
단일 국가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일본 헌법의 지방자치 규정은 우리와 비슷하다. 일본 헌법 제92조와 제94조는 ‘지방공공단체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의 본지에 기초해 법률로 정한다’ ‘지방공공단체는 그 재산을 관리하고 사무를 처리하며 행정을 집행하는 기능을 가지고 법률의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 헌법은 제72조에서 코뮌·도 등을 지방자치단체로 하면서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자율적 행정입법권과 행정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페인 헌법은 제2조에서 국민과 지방의 자치권을 기본권으로 명시함과 아울러 도(Province)를 중심으로 자치 법률이 정한 바에 따른 자치권을 보장하면서 국가 법률에 의한 자치사무권의 축소를 경계하기 위해 자치사무의 범위를 명시(제143조 및 제148조 등 참조)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요컨대 세부적인 내용은 법률로 정하고 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국가 행정과 달리 행정기관인 자치단체장에 의한 입법이 아닌 지방의회의 입법을 기다려 구체적인 법 집행으로서 자치행정을 구현하도록 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정준현 단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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