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을 위한 엑스포'가 유달리 대구에서 2년 연속 열리는 까닭은?

중앙일보 2017.06.30 00:01
2016년 열린 '여성UP엑스포'에서 아이와 아빠가 함께 '아빠요리 경연대회'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대구시]

2016년 열린 '여성UP엑스포'에서 아이와 아빠가 함께 '아빠요리 경연대회'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대구시]

지난해 대구 여성의 혼인율은 11.5%였다. 7대 광역시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2017 대구 여성의 삶’ 통계에 따르면 기혼여성 10명 중 3명이 ‘전적으로 가사를 책임진다’고 응답했다.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13.7%로 이또한 7대 광역시 중 제일 낮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여성 50.9%, 남성 72.4%였고 월평균 임금은 여성이 143만3000원, 남성은 244만3000원으로 여성임금이 남성임금의 58.7%에 불과했다. 
 

보수적·가부장적 분위기의 대구
여성을 주제로한 엑스포 2년째 개최
"유독 단단한 대구의 유리천장 깨고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말 대구에 진출하면서 첫 후원 대상을 미혼모 시설인 ‘가톨릭 푸름터’로 정했다. 대구지역이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라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렇듯 보수 중심지인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여성을 주제로 한 엑스포가 2년째 열리고 있다. 어떤 연유에서일까.  
 
대구시는 양성평등주간(7월1일~7일)을 맞아 ‘여성UP엑스포’를 대구 엑스코에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양성평등주간은 남녀평등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제정된 주간으로 보통 지자체별로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대구시도 2015년까지는 간단하게 기념식만 했다.  
 
이 주간에 여성의 인권을 다루는 행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낸 건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과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한 대구에서 여성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지역 여성단체 등이 모여 여성의 역량을 더 발휘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장정숙 여성가족정책관실 주무관은 “저또한 여성이면서 맞벌이를 하지만 매 순간 유리천장이 너무 높다는 걸 느낀다. 벽을 하나씩 깨자는 의미, 여성 인재를 많이 쓰자는 의미를 행사에 담았다”고 말했다.  
 
장 주무관은 “그동안 대구의 여성 사업가들이 선보인 우수한 제품을 소개하는 등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2016년 7월 열린 '여성UP엑스포'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여성UP엑스포]

2016년 7월 열린 '여성UP엑스포'에서 여성단체 회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여성UP엑스포]

 
올해 ‘여성UP엑스포’의 주제는 ‘함께 그리는 여성 행복’이다. 여성의 권위 신장이 단순하게 여성의 몫이 아니라 남편이나 주위사람들이 다 함께 힘써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가사분담·소통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원탁회의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  
 
1907년 일본에 빚진 차관을 국민 모금으로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기적소리'도 준비 돼 있다. 당시 대구 기생 앵무와 근대 전국 여성운동의 효시가 된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 7인의 활약을 그린 창작뮤지컬이다. 
 
이밖에 아빠요리 경연대회, 여성 단체들의 작품 전시회, 가수이자 다둥이 아빠인 ‘V.O.S 박지헌’의 부부애 토크콘서트 등이 마련됐다.  
가수 V.O.S 박지헌의 가족 사진. 박지헌은 아들 세명 딸 둘을 키우는 다섯 아이의 아빠다. [사진 박지헌 인스타그램]

가수 V.O.S 박지헌의 가족 사진. 박지헌은 아들 세명 딸 둘을 키우는 다섯 아이의 아빠다. [사진 박지헌 인스타그램]

 
이 행사는 대구시가 주최하고 엑스코와 대구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열린 ‘여성UP엑스포’에는 각 지역에서 1만 명의 시민이 몰려왔다. 올해는 두 배인 2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실 및 엑스코 관계자들이 30일 열릴 '여성UP엑스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실 및 엑스코 관계자들이 30일 열릴 '여성UP엑스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