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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자영업자에 독사과 된 ‘장기 저금리’…서민·자영업자 '이자 폭탄' 코앞

중앙일보 2017.06.27 00:05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들썩이며 서민·자영업자에 대한 ‘이자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간 지속한 저금리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한계치에 육박한 상태에서 금리가 인상될 경우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금리 인상 압박에 현실화한 '이자 폭탄'
 

저금리 시대 거치며 비대해진 가계 대출
금리 인상 움직임에 ‘이자 폭탄’ 눈 앞
이자 부담 옥죄는데 2금융 대출 고공행진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1271조원에 달한다. 2015년 대비 11.7% 증가한 규모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 규모를 나타내는 가계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145.3%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의 적용을 받는 대출의 비중은 70~75%로 추정된다. 금리가 오를 경우 통상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른다.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 변동 금리로 돈을 빌린 가계 대부분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대출 금리 변동 폭은 차주의 신용위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확실한 건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간 유지돼 온 저금리로 부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대출 총액이 늘어나면서 금리 인상에 취약한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0.5%포인트 인상=이자 부담 4조6000억원 증가
 
실제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연 2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0.5%포인트 오를 경우엔 가계 이자 부담도 4조6000억원으로 높아진다. 이자 부담액을 소득수준별로 구분했을 땐 ^1분위(소득 하위 20%) 2000억원 ^2분위 5000억원 ^3분위 8000억원 ^4분위 1조1000억원 ^5분위 2조1000억원으로 나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시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의 연간 이자 부담이 42만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이 40% 이상인 가구의 경우 그 부담이 더욱 커 연간 83만원의 이자를 더 짊어지게 되다.  
 
특히 1분위의 경우 절대적인 이자 부담액 규모는 작지만 소득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부에 와 닿는 부담은 그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상대적 취약계층의 경우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그 위험도가 훨씬 높아 금리 인상을 앞두고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기준 한은이 집계한 부실위험 가구 수는 126만 가구에 달한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엔 부실위험 가구가 3만3000가구 증가한다. 이들의 금융부채 또한 20조원 가량 늘어난다. 1.0%포인트 오를 경우엔 그 수가 7만3000가구로 더욱 확대되고 또 이들의 금융부채가 31조원 가까이 증가한다.
 
 
'저금리 시대의 종말'…"대비책 마련 서둘러야"
미국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단행한데 더해 하반기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금리 인상 압박은 현실화한 상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개선과 함께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16일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 코픽스 기준)가 일제히 0.01%포인트 상승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채시장 또한 이를 선반영하며 국채 금리도 뛰고 있다. 과거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출구전략’ 시그널을 보내면 채권금리가 올랐고,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보여왔다.
 
 
 
문제는 ‘이자 폭탄’이 현실화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은 제2금융권의 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62조원으로 지난해 말(724조원)보다 5.2%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추세대로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면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대출 증가액(87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김자봉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라 시기의 문제일 뿐 국내 금리도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에 대한 안전망이 전무한 상황이다. 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엔 오랫동안 이어진 저금리 기조가 대출자들에게 ‘독사과’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금이라도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옮기는 등 이자 폭탄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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