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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노인 집에 설치된 '조명'의 정체는?

중앙일보 2017.06.22 14:58
KT 직원들이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노인의 집에 조명 모양의 '스마트 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KT 직원들이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노인의 집에 조명 모양의 '스마트 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홀로 거주하는 신모씨는 매일 밤잠을 자기 전 문을 잠그지 않는다. 도둑이 들어올까 염려되지만, 그것보다 홀로 죽음을 맞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이 공포는 더 심해졌다. 신 씨는 "쓰러진 이후 수시로 어지러움이나 구토를 느끼는데, 그때마다 병원을 가기 위해 도움 요청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인 고독사 방지 센서 설치
사람 움직임 2분당 1회 감지 기능
안내방송, 비상알람 버튼 역할도
시원한 물 못먹는 주민에겐 냉장고 지원

신 씨처럼 쪽방촌 홀로 거주하는 노인들은 앞으로 고독사 걱정은 덜게 됐다. 서울시는 서울역 인근 쪽방촌 80가구에 일반 조명 모양의 ‘스마트 센서’를 설치한다고 22일 밝혔다. 윤순용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쪽방촌 전체 주민 가운데 29%가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으로,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을 늘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스마트 센서는 고주파로 사람의 움직임을 2분에 1회 이상 감지ㆍ측정한다. 감지된 정보는 LTE망을 통해 인근 KT 관제센터로 전송된다. 쪽방 상담소 직원은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이 정보를 확인하고, 일정 시간 동안 노약자가 미동이 없거나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 해당 가구를 찾아가 확인한다. 안내방송과 비상호출 기능도 갖춰 위급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윤순용 과장은 "단 개인의 사생활 정보가 포함되는 만큼 동의한 주민에 한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시원한 냉수 한잔 못먹는 집에는 18L 소형 냉장고  

 
서울시는 시내 냉장고가 없는 쪽방촌에 거주자 전원에게 18L짜리 냉장고를 보급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시내 냉장고가 없는 쪽방촌에 거주자 전원에게 18L짜리 냉장고를 보급한다. [사진 서울시]

한편 서울시는 냉장고가 없는 쪽방촌 주민 전원에게 소형 냉장고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실시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시내 5개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민 3320명 중 35%인 1145명이 냉장고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여름에 시원한 냉수 한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 등 5750만원을 들여 이들 모두에게 18L 소형 냉장고를 지원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독사 문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공통으로 짊어져야할 책임이다. 냉장고 보급과 스마트 센서 운영으로 쪽방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더 시원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내기 바란다"고 했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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