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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버스사고로 10살 막둥이 잃은 아빠 “아이 치고도 정말 몰랐나” 분통

중앙일보 2017.06.20 15:23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옥산면사무소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도로. 이 곳에서 지난 15일 오후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도로를 지나다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사진 독자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옥산면사무소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도로. 이 곳에서 지난 15일 오후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도로를 지나다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사진 독자제공]

“아이를 치고도 사고가 난 것을 몰랐다는 운전사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난 15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A군(10)의 아버지 배모(46)씨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잃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A군은 사고가 난 날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옥산면사무소 인근 도로를 걷던 중 B씨(60)가 몰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유족측 "목격자, 탑승자 나타나 정확한 사고원인 밝혀달라" 부탁
경찰, 녹화 안된 시내버스 블랙박스 복원 진행

 
배씨는 “안아주고 토닥이는 것을 좋아한 막둥이가 세상을 떠난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밥은 잘 먹었는지, 언제 들어오는지 전화로 묻던 아이가 그립다”고 말했다. 숨진 A군은 배씨 가족의 장손이다. A군 위로 중학교 1·3학년 누나 둘이 있다.
 
A군은 사고난 날 학교를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A군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집까지는 약 2㎞ 정도 떨어져 있다. 충주에 있는 회사를 다니는 배씨는 아내와 세 자녀, 올해 70살인 노모를 모시고 있다. 배씨는 휴일과 주중에 아들을 보기 위해 청주와 충주를 오갔다고 한다. 배씨의 아내 역시 회사원이다. 배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주를 돌봐주시던 어머니께서 죄책감과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에 쌓여있다”며 “현장 목격자와 탑승자들이 나타나 사고 당시 상황을 경찰에 얘기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구호 책임을 다하지 않은 B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차량 혐의로 적용해 형사 입건했지만 B씨는 “A군을 들이받은 사실을 모르고 계속해서 버스 운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내버스에 달린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기계 오류로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사고 당일 오후 3시25분쯤 시내버스를 몰고 어린이 보호구역 편도 1차로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A군은 같은 시각 B씨가 몰던 시내버스와 같은 방향으로 도로변을 따라 걷고 있었다. 이 길은 우측 방향으로 살짝 꺾여 있다. A군은 버스의 우측 앞면 부위에 부딪혀 현장에서 숨졌다. 하지만 버스는 멈추지 않았고 약 1시간 동안 운행을 했다.
 
경찰은 시내버스 블랙박스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의뢰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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