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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노동교화형, 北 수형생활 어떻길래

중앙일보 2017.06.20 11:19
 
북한에서 귀국해 19일(현지시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는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2012년 입북, 735일 억류된 케네스 배
웜비어와 같은 15년 노동교화형 받아
독방에 갇혀 매일 10시간, 주 6일 노동
"구타·고문 같은 신체 가혹행위는 없어"

웜비어가 미국에 송환된 직후인 지난 14일 영국의 BBC는 북한의 감옥 생활에 대해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 감옥에 대해 “극심한 고립과 무력감의 복합적 감정이 지배하는 곳”이라고 묘사했다. 
 
 
케네스 배의 책 『잊지 않았다』. [중앙포토]

케네스 배의 책『잊지 않았다』. [중앙포토]

 
BBC는 2012년 11월 북한에 입국했다 반공화 적대범죄 행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던 케네스 배의 경험으로 웜비어가 처했던 상황을 미루어볼 수 있다며 그의 회고록 내용을 소개했다. 735일만에 풀려났던 케네스 배는 『잊지 않았다(원제 Not forgotten:The True Story of My Imprisonment in North Korea)』를 출간해 수형생활의 경험을 털어놓았다(위 영상은 지난 2014년 미국으로 송환된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밀러). 웜비어도 지난해 초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케네스 배에 따르면 처음 4주 동안 그는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11시까지 심문을 받았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 북한 당국자가 요구하는 참회서를 수백 쪽씩 써야 했다. 심문 기간이 끝난 뒤엔 주 6일씩 노동을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기도한 뒤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0시간씩 고된 노동이 이어졌다. 그는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캤다”고 썼다.
 
북한에 체류하면서 그의 체중은 27㎏이 줄었다. 결국 웜비어와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건강이 훼손된 뒤에야 그는 북한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웜비어의 재판 사진.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3월 공개된 웜비어의 재판 사진. 북한최고재판소는 그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케네스 배는 “심문관은 ‘누구도 너를 기억하지 않는다. 너네 정부는 너를 잊었다. 15년 간 여기 있어야 하고, 60세가 넘으면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했다. 그는 “거미줄에 걸린 벌레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당신의 심정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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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그가 갇혀있던 독방엔 침대와 화장실이 딸려 있었다. 그는 “북한인 수형자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타나 고문 등 신체적 가혹행위를 당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것은 당뇨와 고혈압 등 지병이 악화된 탓이 컸다.  
 
BBC는 “케네스 배의 사례가 웜비어와 얼마나 비슷한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러나 만약 웜비어에게 신체적 폭력이 가해졌다면 강경 대처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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