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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큰 별 지다" 전 독일 총리 헬무트 콜 타계

중앙일보 2017.06.17 01:51 종합 10면 지면보기
독일 통일의 날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의 날, 동·서독의 지도자들이 함께한 모습.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운데)와 로타르 데 메지에르 당시 동독 총리(맨 오른쪽)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독일 통일의 날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의 날, 동·서독의 지도자들이 함께한 모습.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운데)와 로타르 데 메지에르 당시 동독 총리(맨 오른쪽)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역사의 큰 별이 졌다.  
 

‘독일 통일의 아버지’헬무트 콜 타계
향년 87세 … “자유의 진정한 벗” 애도
16년 동안 총리 지내 역대 최장수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을 통일로 이끌어 ‘독일 통일의 아버지’ ‘통일 총리’로 불렸던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87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독일 언론이 17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유럽 통합의 상징인 그의 타계에 전 세계가 애도를 표하고 있다.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자유의 진정한 벗, 유럽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슬픔을 전했다.
 
콜은 1982년부터 98년까지 16년간 총리를 지낸 독일 역대 최장수 총리다. 현재 독일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이 속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을 초창기부터 이끌었던 인물로, 메르켈의 ‘정치적 아버지’로도 불린다.  
 
30년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크푸르트대학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어렸을 적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콜은 46년 기독민주당이 탄생했을 시절부터 청년 당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69년에는 39세의 젊은 나이로 ‘독일 역대 최연소 주지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라인란트팔츠 주지사에 당선된다. 이후 차곡차곡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걸은 그는 82년 서독 총리로 선출된다.
  
그리고 89년, 콜은 마침내 역사적인 현장의 중심에 선다.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후, 독일이 통일되는 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통일 후 콜은 독일을 넘어 유럽의 통합을 주도했지만 통일 후유증으로 인기가 점점 하락해 98년 총리직을 내놓게 된다. 그는 정계에서 은퇴한 후에도 정치 원로로서 영향력을 끼쳐왔다. 최근에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두고 “유럽이 영국과의 협상에 있어 불필요하게 가혹하고 성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유럽연합(EU)이 각 국가와 지역 간의 차이를 보다 존중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그의 저서 『총리가 된 빈민가의 소년』 『나는 조국의 통일을 원했다』 등은 국내에도 번역돼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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