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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상가 2700여 점포 권리금 불허

중앙일보 2017.06.13 01:55 종합 2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시내 25개 지하상가 2700여 개 상점의 임차권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점포 임차인들이 권리금을 받고 상가 운영권을 거래하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임차권 양수·양도 금지 입법예고
상인들 “30~40년 관행인데” 반발

서울시는 지하상가 상점 임차권의 양수·양도를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하도상가관리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지난 8일 입법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조례 11조에는 ‘관리인의 허가를 받아 조례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양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개정안은 ‘타인에게 양도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임차권의 양도·양수를 허용하는 기존 조례 조항은 현행법에 어긋난다. 게다가 지하상가 점포의 자의적 거래로 인해 생기는 불법적인 권리금이 사회적 형평성이란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지하상가는 대부분 1970, 80년대 지하철 개통기에 만들어졌다. 상당수는 민간 기업이 상가로 장기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되돌려줘(기부채납) 시의 소유물이다. 서울시는 98년 임차권 양도를 허용하는 내용의 관리 조례를 만들었다. 서울 강남권의 목 좋은 지하상가 점포의 권리금은 2억~3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임차권 거래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무형의 재산’인 권리금이 인정되지 않는다. 민간부문에서는 2015년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권리금이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향후 조례가 개정돼 임차권 양도가 금지되면 점포가 비는 곳은 서울시가 운영권을 회수한 뒤 경쟁입찰을 통해 새 임차인에게 넘기게 된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은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소상공인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대책도 없이 지난 30~40여 년간 유지해 오던 관행을 하루아침에 뒤집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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