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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주가 50%나 뛴 지리차

중앙일보 2017.06.12 18:17
올해 4분기 중국 시장에 출시 예정인 링크앤코. 지리차와 볼보와의 플랫폼 통합 브랜드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진 링크앤코]

올해 4분기 중국 시장에 출시 예정인 링크앤코. 지리차와 볼보와의 플랫폼 통합 브랜드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사진 링크앤코]

중국 자동차 시장은 ‘치열함’ 그 자체다. 중국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소비패턴이 양극화되고 있다. 럭셔리 자동차 업체의 경우 중국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다. 특히 벤츠·BMW·테슬라가 선전하고 있다.  
창안자동차가 내놓은 SUV ‘CX90’. 하지만 SUV 열품이 불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신통치 않다. [사진 창안자동차]

창안자동차가 내놓은 SUV ‘CX90’. 하지만 SUV 열품이 불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신통치 않다. [사진 창안자동차]

대중적인 차는 철저하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판가름이 난다. 중국 현지 업체도 글로벌 기업과의 합자회사(이하 외자 업체)보다 차값을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 눈이 높아지는 까닭에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춘 신형 모델이 아니라면 판매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의 적절한 인수합병(M&A) 전략,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면모
스웨덴 볼보(Volvo)를 인수하며 선진 기술을 흡수
볼보 유통망 시너지, 다른 중국 업체보다 몇 배 더 앞서

 
그나마 창안자동차는 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주목받는 회사로 손꼽혔다. 2015년 출시한 SUV 모델인 CS75, CS35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출시된 SUV ‘CX 70’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못하다. SUV ‘하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 현지회사 그레이트월도 SUV 라인업을 강화했지만 최근 재고만 늘고 있다.  
[자료 삼성증권]

[자료 삼성증권]

실제 창안자동차와 그레이트월 모두 많이 늘어난 재고 탓에 중국 내 딜러들과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현지 업체, 외자 업체 너나 할 것 없이 살아남으려면 제품과 전략에 차별화가 필수다. 
 
중국 현지 업체 선두업체인 창안자동차·그레이트월·BYD 모두 2012년 이후 글로벌 선두업체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빠르게 쫓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벤츠나 BMW 등 외국계 합자회사도 가격을 낮추고, SUV·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리자동차 소매판매 추이 및 증감률 [자료 삼성증권]

지리자동차 소매판매 추이 및 증감률 [자료 삼성증권]

지리자동차,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 현지 업체 중 글로벌 기업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지리자동차(이하 지리차)다. 지리차는 시의 적절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중국 현지 업체 중 제품 차별화와 전략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2010년 스웨덴 볼보(Volvo)를 인수하며 선진 기술을 흡수했다. 볼보가 전 세계에 뿌려놓은 유통망까지 가져와 인수합병 시너지를 내고 있다. 결국 중국 자동차 업계도 독자개발한 차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면 지리차는 다른 현지 업체보다 몇 배 더 앞서고 있는 셈이다.  
[자료 삼성증권]

[자료 삼성증권]

2015년 3월 지리차가 출시한 SUV인 보위, 지난해 9월 출시한 디하오(帝豪·Emgrand) GS, SUV ‘비전’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올해 지리차는 ‘지리’ 브랜드로만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4분기 지리차의 새로운 독자 전기차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 출시도 예정돼 있다. 동시에 볼보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통합플랫폼(CMA) 체계를 기반으로 또 다른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 볼보 공장에서 지리자동차 리수푸 회장이 리커창 중국 총리에게 통합플랫폼(CMA)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지리차]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 볼보 공장에서 지리자동차 리수푸 회장이 리커창 중국 총리에게 통합플랫폼(CMA)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지리차]

링크앤코는 지리차가 세계 시장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겨냥한 독자 브랜드다. 지리차는 볼보 인수 후 쌓은 기술력으로 전기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평생 보증’과 ‘무료 데이터 트래픽’ 등 파격적인 정책도 준비 중이다. 그만큼 품질과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리수푸(李書福) 지리차 회장(53)은 지리차를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 못지 않은 업체로 키우고 싶어한다. 올해는 1만5000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지만, 2020년 판매량은 50만 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피력했다. 중국 내 언론·누리꾼 사이에서도 링크앤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딜러 모집공고를 냈더니 경쟁률이 8대 1에 달했다. 지리차도 중국 내 판매 딜러망을 현재 100개에서 4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영국 로터스 에보라 400(왼쪽), 지리자동차 주가 변화(오른쪽) [사진·자료 로터스·야후파이낸스]

영국 로터스 에보라 400(왼쪽), 지리자동차 주가 변화(오른쪽) [사진·자료 로터스·야후파이낸스]

지리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주름잡기 위해 엄청난 먹성을 과시하며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 국영자동차회사인 프로톤(Proton) 지분 49.9%를 인수한데 이어 영국 스포츠카 업체 로터스 지분 51%도 넘겨받겠다고 발표했다. 지리는 프로톤 인수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교두보를 삼을 예정이며, 로터스를 통해서는 차체 경량화와 소재 분야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볼보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리차 주가는 한달새 50% 가까이 뛰며 15 홍콩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글=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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