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앙마르슈 돌풍… 마크롱 '노동 개혁' 드라이브 나선다

중앙일보 2017.06.12 13:18
프랑스 총선 1차 투표가 실시된 11일 르 투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노가 나란히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마크롱이 창당한 ‘앙마르슈’의 압승이 예상된다. [르 투케 AP=연합뉴스]

프랑스 총선 1차 투표가 실시된 11일 르 투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노가 나란히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마크롱이 창당한 ‘앙마르슈’의 압승이 예상된다. [르 투케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공약’에 탄력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로 확인된 정당별 득표율을 총선 확보 의석수로 환산하면 앙마르슈는 전체 577석의 과반(289석)을 훨씬 웃도는 390~430석을 갖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 총선서 과반 훨씬 웃도는 최대 430석 전망
주35시간 노동제 개정 등 노동 유연화에 힘실릴 듯
공공 일자리 12만개 감축, 법인세 인하 등 개혁 예고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 의석을 달성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국정 제1과제인 노동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된다. 그는 취임 9일 만인 지난달 23일 주요 노동단체와 재계 관계자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협조를 구한 바 있다. 프랑스는 만성적인 저성장에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신음 중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24.6%에 이른다. 마크롱은 현재 10%대인 프랑스의 실업률을 2022년까지 7%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노동 개혁의 핵심은 노동시장 유연화다. 여기엔 1998년 사회당 정부 시절 일자리를 늘린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주35시간 노동제’의 개정이 포함된다. 제도의 취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었지만 이에 따른 임금조정이 병행되지 않아 기업이 고용을 회피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마크롱은 주35시간 뼈대는 유지하되 초과 노동 수당 등 노동시간 연장에 따른 쟁점을 개별 기업의 노사 협상 몫으로 넘긴다는 방침이다. 산별 노조 전통이 강한 프랑스에선 노조 가입 유무와 상관없이 산별 교섭의 결과가 모든 해당 기업 노동자에게 적용돼 왔다.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경제장관에 부임했던 마크롱은 이 때도 주35시간 노동제 개정을 시도했지만 산별 노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개별 기업의 교섭권을 강화하는 개정안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마크롱은 법인세율도 33%에서 유럽연합(EU) 평균인 25%로 대폭 낮추겠다고 공약하는 등 ‘친기업’ 개혁을 예고했다.
 
사진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자료:칸타소프르·이폽·오피니언웨이 등 종합]

사진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자료:칸타소프르·이폽·오피니언웨이 등 종합]

공공 부문 개혁도 수반된다. 마크롱 정부는 퇴직자로 인해 발생하는 결원을 충당하지 않는 식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12만 개 줄일 계획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5년 동안 정부 지출을 600억 유로(약 75조원) 절감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경제에서 정부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기준 57%로, 미국(37%)이나 독일(44%)보다 훨씬 높다. 이에 따른 재정적자 역시 국내총생산(GDP)의 38%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평균(15%)의 두 배가 넘는다. 마크롱 정부는 정부 지출 삭감으로 조달되는 예산 500억 유로를 신산업 창출에 투자하고 별도로 100억 유로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마크롱은 대선 캠페인 동안 EU 체제 내 협력과 통합을 외쳤다. 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했던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과 첨예하게 대조를 이뤘다. 앙마르슈의 압승은 이 같은 대EU 정책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강경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난민 정책에 있어선 일단 포용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6개월 내 난민 허가가 나지 않으면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유럽 방어기금을 마련해 합동 군사 훈련을 강화하고 영구적인 유럽 본부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대를 요구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분담금은 2025년까지 GDP 2%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교육 공약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마크롱은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12명으로 줄이고 학교에서 아이들의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을 내걸었다. 청소년에게 책·영화 등 문화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문화 패스’를 18세 기준 500유로씩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