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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칩'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긴 하수인들 적발

중앙일보 2017.06.12 12:53

국내에서 활동하던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하수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휴대폰 판매업자는 고객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었고, 별정 통신사 대표는 번호를 바꿔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제작·유통했다.
 
청주의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하던 김모(35)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매장을 방문한 고객 38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 제작에 이용될 선불 유심칩을 구매했다. '대포칩'을 만든 것이었다. 
 
명의도용 유심 인증번호 중국에 넘겨  

이 명의 도용 유심칩의 유통을 담당한 건 함께 근무하던 하모(41)씨였다. 하씨는 인터넷을 이용해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들과 접촉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유심 인증번호를 중국에 넘기면 현지에서 중고 단말기에 이를 입력한 후 대포폰을 완성하는 방식의 범죄가 진행됐다. 김씨 일당을 검거한 서울 서초경찰서 사이버팀은 이들이 넘긴 유심으로 인해 내국인 5700여명이 추적할 수 없는 전화를 받으며 58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번호 변환서비스 범죄에 악용돼
한편 경찰 수사 과정에서 별정 통신사에서 제작한 ‘번호 변환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별정 통신사는 통신 3사(SKTㆍKTㆍLG U+)의 통신망을 이용해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망을 제공하는 소기업 통신업체를 말한다. 이들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은 인터넷 전화 발신 시 앞자리에 찍히는 ‘070’을 ‘010’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이 070으로 시작되는 전화는 ARS 전화로 여겨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번호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고객 및 지인 명의로 379개의 선불 유심을 구매하여 유통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김모(35)씨 등 2명을 구속했으며,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발신번호 앞자리를 조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한 통신사 대표 이모(60)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통신사와 대리점을 관리ㆍ감독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발신번호 변환 서비스 제공업체의 제재 및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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