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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들'의 귀환 계속될까?…주목되는 文의 장ㆍ차관 인선

중앙일보 2017.06.12 11:24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공통점은 뭘까.  
 

노태강 윤석열 천해성 박형철 ‘박근혜의 나쁜 사람’ 중용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안경환은 MB때 스스로 그만 둔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출범과 함께 요직에 기용된 이들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소위 ‘물’을 먹었던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태강 차관이 과거 중앙일보와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노태강 차관이 과거중앙일보와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노 차관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 와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결국 옷을 벗었다.
 
문 대통령은 왜 이들을 등용했을가. 
 
먼저 노태강 차관. 그는 2013년 문체부의 승마협회 비기 관련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대회 판정에 불만을 표하자 정호성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승마협회의 문제점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한 노태강 차장. 왼쪽은 당시 '실세'로 불렸던 김종 전 차관이다. 오종택 기자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한 노태강 차장. 왼쪽은 당시 '실세'로 불렸던 김종 전 차관이다. 오종택 기자

 
그런데 당시 체육국장이던 노 차관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에게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노 차관의 보고서를 본 뒤 그를 ‘참 나쁜 사람’으로 칭하며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결국 그는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직을 마지막으로 옷을 벗었다.  
 
윤석열 지검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됐던 사람이다. 그는 수사팀장이었다.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의 이임식에 참석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최정동 기자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의 이임식에 참석한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최정동 기자

 
2013년 10월 그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압수수색을 반대했고 체포한 국정원 직원을 석방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는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 징계와 함께 2014년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떠돌았다.  
 
윤 지검장뿐만 아니라 부팀장으로 수사팀장인 윤 지검장을 도왔던 박형철 전 검사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통일부의 ‘대표적 브레인’으로 통하던 천해성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7월 통일부를 떠났다.
남북실무회담에 앞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해성(왼쪽) 당시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김남식 당시 통일부 차관과 출발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주성기자

남북실무회담에 앞서우리측 수석대표인 천해성(왼쪽) 당시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김남식 당시 통일부 차관과 출발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주성기자

 
그는 2014년 2월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됐다가 8일 만에 전격 내정이 철회됐다. 당시 청와대는 “통일부의 필수 핵심 요원”이라는 이유로 철회 사유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철회 이유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당시 펴낸 공약집에서 ‘1번 공약’으로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3번 공약으로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9년의 적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청산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한 참모는 "박근혜 정부에서 확실하게 미운털이 박혔던 이 사람들이 문 대통령 입장에선 적폐에 저항하고 싸웠던 인물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남은 인선에서도 ‘나쁜 사람들’의 귀환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쫒겨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만뒀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문 대통령이 11일 발표한 5명의 장관 인선에서도 비슷한 ‘나쁜 사람’케이스가 등장했다. 초대 법무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이다. 
 안 후보자는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 축소’에 반발해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인권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안경환법무부장관 후보자.

당시 안 후보자가 퇴임사에서 남긴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문구가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권위의 위상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달 26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의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정권은 유한해도 조국은 영원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말을 두고는 "안 후보자 2009년 퇴임사의 ‘오마주(hommage·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에 가깝다"는 얘기도 나온다. 
 
12일까지 문 대통령은 신설될 중기벤처기업부를 포함한 18개 부처의 장관 중 11명을 지명했다. 남은 부처는 미래부, 통일부, 산업부, 농축산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중기벤처부 등 7개다. 여기에 이름을 올릴 '나쁜 사람'은 누굴까.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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