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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첫 시정연설 어땠나…최초는 노태우

중앙일보 2017.06.12 10:53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 나선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예산안 등을 중심으로 국정 전반을 설명하는 연설로, ‘예산안에 대하여는 본회의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는다’는 국회법(제84조)에 따라 이뤄진다. 다음 해 예산 소요 계획과 국정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지만, 역대 대통령은 당시 꼬인 정국의 매듭을 푸는 일종의 돌파구로 활용하기도 했다.
 

추경 시정연설은 최초…역대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
노태우, 헌정 최초 대통령 시정연설…박근혜는 3년 연속
노무현 '반전형' 이명박 '관심환기형' 박근혜 '돌파형'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시정연설은 1988년에 이뤄졌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첫 시정연설을 했고 이후 15년 만에 노무현 대통령이 시정연설의 명맥을 이었다. 이전엔 보통 국무총리가 시정연설문을 대독했다. 노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재임 중 시정연설을 두 번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전까지 3년 연속 시정연설에 나섰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달래기형’ 노태우…헌정 최초 시정연설  
노태우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태우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태우 대통령은 취임 후 223일째 되던 10월 4일 8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 87년 민주화 운동 직후 출범한 노태우 정부의 최대 과제는 5공 청산과 민주화 추진이었다. 군부정권에 대한 국민의 여전한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첫 시정연설을 통해 국민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화 추진과 관련, “6ㆍ29선언과 헌법의 정신에 어긋나는 법률ㆍ제도를 개혁하겠다”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사람과 민주주의 질서 자체를 파괴하려는 세력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활동은 법에 따라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번영의 통일시대’를 천명하고 “북한 측이 좋다면 기꺼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우방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사회주의 국가를 포함한 동서 세계 모든 나라와 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선진화합경제’를 내세워 “92년까지 국민총생산을 2배로 늘리고 이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은 6000달러를 넘게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서민 자녀 실업계 고교까지 무상교육 ▶매년 40~50만명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 ▶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 환수 등을 약속했다.
 
◇‘반전형’ 노무현…‘재신임 국민투표’로 측근 비리 돌파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12월 15일을 전후해 재신임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12월 15일을 전후해 재신임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은 반전형으로 통한다. 취임 230일 만인 10월 13일 시정연설에 나선 노 대통령은 원고에도 없던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최도술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금품수수 등이 터지는 등 측근 비리 문제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의 돌파구였던 셈이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정치권의 일상화된 부정부패와 그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라면서 재신임 투표를 전격 제안했다. “재신임 투표 시기는 12월 15일 전후가 좋겠다”며 구체적인 시기까지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받는 안을 제안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받는 안을 제안하고 있다. [중앙포토]

또 ‘토지공개념제도’ 도입 검토 계획을 밝히며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노사관계 혁신 계획을 밝혔다. 특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행정수도 이전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당부하는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 등의 통과도 당부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대세가 되고 있다”면서 FTA이행특별법 등 지원 법안 통과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정치자금 투명화 및 정치자금법 공소시효 연장 등 정치개혁도 요청했다.
 
◇‘관심 환기형’ 이명박…쇠고기 정국 관심 환기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200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에서 `200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직후도 녹록지 않았다. 이른바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이 대통령이 취임 245일 만인 2008년 10월 27일 나선 첫 시정연설의 핵심 내용은 ‘녹색성장’과 ‘규제개혁’이었다. 어수선한 국내 정국 속에 경제위기의 시급성으로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대해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이라며 국제공조와 함께 내수 활성화를 주장했다. 특히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며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세출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금융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그 대신 신용평가 기능과 자산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위험이 두려워 규제를 풀지 말라는 것은 선수 다칠까 봐 경기에 내보내지 말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돌파형’ 박근혜…‘창조경제’로 쟁점법안 처리 압박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 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 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차에는 정부가 추진한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광진흥법 등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 간 논란이 첨예한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창조경제’를 앞세워 쟁점 법안 처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취임 266일 만에 시정연설에 나선 박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늦게 국회를 찾았지만, 헌정 최초로 탄핵 전까지 매년 시정연설에 나선 첫 대통령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첫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선진국 추격형 발전 전략을 선도형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는 3년 연속 이뤄진 시정연설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특히 쟁점 법안을 직접 거론하며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4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 대통령이 이외에 국회 통과를 직접 요구한 법안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득세법안 및 주택법안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안 ^학자금 상환특별법, 지방대학육성에 관한 특별법 등이었다.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예산 5조2000억원도 함께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 문제와 관련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밝히면서 남북 경제협력 방안으로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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