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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총선 여성 돌풍, 영국하원 32% 차지

중앙일보 2017.06.12 02:36 종합 1면 지면보기
최근 실시된 영국과 프랑스 총선에서 여성 돌풍이 불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에선 208명의 여성 의원이 당선돼 전체 의석의 32%를 차지했다. 1918년 영국 최초의 여성의원이 선출된 이래 한 세기 만이다. 영국에서 여성 의원 수가 200명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208명 당선 영국 역대 최다
프랑스도 후보 42%가 여성
현재 155명 넘어설 가능성

11일 1차 투표가 실시된 프랑스 총선에서도 후보 7882명 중 42%가 여성이다. 총선 압승이 예상돼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도 공약한 대로 총선 후보의 절반을 여성으로 내세웠다.
 
8일 영국 총선에서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개표 결과가 발표된 순간 영국 언론들은 영 하원의 192번째 여성 의원 탄생을 부각했다. 2015년 총선에서 여성 하원의원은 191명이었다. 이번 총선 결과 선출된 여성 의원 208명 가운데는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 총리, 녹색당의 캐롤라인 루카스 공동대표, 노동당의 다이애벗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이 포함됐다.
 
영국 총선에서 여성 하원의원의 도약은 노동당의 선전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의 여성 의원 비율은 45%,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메이 총리의 보수당은 21%였다. 노동당은 총선 후보자의 40.4%를 여성으로 채우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집중 배치했다. 
 
마크롱 대통령 ‘남녀 절반씩 공천’ 공약 지켜 
 
노동당은 또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실생활 이슈를 내세웠다. 지난달 말 내놓은 국가보건서비스(NHS) 강화 방안 등 노동당의 생활 공약이 위력을 발휘하며 여성들의 표심이 노동당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성 평등 시민단체인 포셋 소사이어티의 여론조사 분석에 따르면 여성들이 NHS를 중요 의제로 생각하는 비율은 63%로, 남성(50%)에 비해 훨씬 높았다.
 
현재 여성 의원이 26.9%(총 577명 중 155명)에 불과한 프랑스 총선에서도 여성 의원들이 대거 탄생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마르슈는 공천 신청자 1만9000여 명 중 남성이 71%, 여성은 29%였지만 최종 공천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당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양성 평등 의지가 확고한 데다 좌우 이념 대립을 뛰어넘는 중도 실용 정치라는 앙마르슈의 노선이 여성 의원 확대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 앙마르슈는 과반(289석)을 훨씬 넘는 400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 평등 관점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포셋 소사이어티의 샘 스메서스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영국 의회의 여성 수가 늘었다고 얘기하지만 아직도 32%에 불과하다”며 “달팽이 같은 속도이므로 적어도 45%의 여성 의원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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