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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밤 교대근무 4년 하면 우울증 위험 2배

중앙일보 2017.06.12 02:30 종합 14면 지면보기
간호사나 경찰관처럼 야간에 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간호사나 경찰관처럼 야간에 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간호사·경찰관·소방관처럼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일터를 꼭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낮과 밤이 바뀌다 보니 대개 2~3교대로 돌아가면서 일을 한다. 하지만 근무 여건이 낮 시간과는 많이 달라 육체적으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조정진·명승권 교수팀 공동 연구
감정 조절 이상, 호르몬 분비 교란
“교대 뒤 휴식 충분히 보장해야”

이처럼 야간에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더 켜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평균 1.4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조정진 동탄성심병원 교수,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나온 11개의 국내외 연구 결과를 재분석해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실제로 의학계에선 야간 교대근무를 당뇨병·암·심혈관질환 등 신체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또 우울증과 불안감 등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경찰청이 처음 실시한 야간 근무 경찰관의 특수건강검진에서도 검진자의 55%가 수면장애·우울증 등 각종 질병을 겪고 있거나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분석에서도 야간 교대근무를 하면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우울해질 확률이 평균 1.43배로 뛰었다. 특히 이런 방식으로 근무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증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근무 기간이 1년이면 1.23배, 2~3년은 1.73배, 4~10년은 1.99배까지 급등했다.
서울의 한 병원 간호사들이 병실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다. [중앙포토]
서울의 한 병원 간호사들이 병실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다. [중앙포토]
소방대원들이 건물 매몰 현장에 투입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관들은 2교대나 3교대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포토]
소방대원들이 건물 매몰 현장에 투입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관들은 2교대나 3교대로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앙포토]
인천국제공항에서 범죄자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경찰관의 뒷모습. 일선 경찰관들은 24시간 치안을 지키는 업무 특성상 야간에도 교대 근무를 하는 일이 잦다. [중앙포토]
인천국제공항에서 범죄자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경찰관의 뒷모습. 일선 경찰관들은 24시간 치안을 지키는 업무 특성상 야간에도 교대 근무를 하는 일이 잦다. [중앙포토]
또 여성이 많은 간호 직군(1.49배)은 다른 직군보다 우울증에 취약했다. 조정진 교수는 “간호사와 상담을 해보면 평상시 야간 교대와 장시간 근무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야간 교대근무에 따른 우울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은 유럽(1.7배)·남미(1.46배)·아시아(1.38배)에서 동일했다.
 
연구팀은 야간 교대근무가 기분을 우울하게 만드는 이유와 관련해 교대근무에 따른 환경 변화 등으로 각종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뇌 속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분비되는 주기가 뒤틀리면서 심리적 안정감이 흔들리는 양상도 나타났다.
 
현재로선 야간 교대근무를 지속하면서 우울증을 방지하는 ‘특효약’은 없다. 다만 연구팀은 교대 후에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갖는 등 근무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2교대보다는 3교대, 3교대보다는 4교대로 근무 투입 간격을 넓게 잡으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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