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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통 국세청장 … 대기업 지능적 탈세 차단 강화할 듯

중앙일보 2017.06.12 02:06 종합 6면 지면보기
국세청은 나라 살림을 운영하기 위한 세금을 거두고 탈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정보원·검찰·경찰과 함께 4대 권력기관에 속한다. 국세청장은 차관급이지만 역할만 따지면 장관급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평가다. 그래서 다른 부처 차관과 달리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작년 말까지 28개월간 조사국 지휘
OECD 근무 경력, 국제조세에도 밝아
“일자리 창출 기업에는 세정 도움”
차관급이지만 청문회 하는 빅4 권력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 후보자로 한승희(56·사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명하면서 “온화하면서도 치밀한 일 처리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조세 행정 분야의 국제적 안목까지 겸비한 대표적 ‘조사통’”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1961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고려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국세청 국제조사과장, 조사기획과장을 거친 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 조사 분야의 핵심 요직을 역임했다. ‘조사통’이라는 수식어는 그래서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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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4개월간 국세청 조사국을 지휘하며 지능적 탈세와 고리 대부업의 불법 탈세 등에 대응하며 고액자산가와 대기업의 지능적 탈세 적발에 큰 역할을 했다.
 
현 임환수 청장도 조사업무에 정통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석사 학위(MBA)를 받았고,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AICPA)을 소지한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관으로 3년간 근무하기도 해 국제조세·회계 관련 지식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서울지방국세청장을 맡으면서 납세자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힘쓰며 국세청을 ‘서비스 기관’으로 전환하는 데 힘썼다.
 
한 후보자는 풍부한 현장조사 경험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현장중시형·실무형 관리자’로 꼽힌다. 또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후배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는 스타일이라는 게 국세청 안팎의 평가다.
 
한 후보자는 한 번 만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거의 잊지 않는 등 기억력이 뛰어나고 꼼꼼한 성품의 소유자다.
 
눈길을 끄는 건 현 임환수 국세청장 역시 ‘조사통’이라는 점이다. 조사 전문가가 연이어 국세청장에 자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래서 2014년 임 청장 취임 당시 세간에서는 세무조사가 강화될 거로 봤다. 하지만 세무조사 건수는 임 청장 취임 전인 2013년 1만8079건이었지만 2014년 이후 1만7000건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국세청은 전체 세수의 90%가 넘는 자진신고 활성화에 나섰다. 또 대기업이나 자산가의 변칙적 탈세에 대한 엄정한 대응에 주력했다. 이런 만큼 한 후보자가 기존 국세청의 기조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을 강화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의 탈세 및 일감 몰아주기, 대주주의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국세청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조사국장과 서울지방청장 재임 시 세무조사 비중을 늘리지 않으면서 역외탈세, 대기업·대재산가의 탈세 등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해왔다”며 “향후 조세정의 실현 및 일자리 창출 지원, 국가 재정의 안정적인 조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희(56)
▶경기 화성 ▶고려고-서울대 경제학과-미국 미시간대 경영학 석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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