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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에 갇히고, 신호등 먹통 … 정전에 떤 휴일

중앙일보 2017.06.12 01:50 종합 12면 지면보기
일요일인 11일 오후 1시쯤 서울 구로·관악·금천·영등포구를 포함한 서남부 지역 일대와 광명·시흥시 등 경기도 일부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쇼핑센터에 있던 시민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정전 상황은 오후 1시30분이 지나면서 대부분 복구됐다.
 

서울 서남부·경기 19만 가구 피해
119 신고 230건, 영화관 환불 소동도
한전 “영서변전소 기기 이상 탓
시민·사업장 피해 사과, 보상할 것”

정전으로 서울 시내에서는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대형 건물 안에 있던 시민들의 불편함이 컸다. 26분간 정전이 이어진 구로구 신도림동의 테크노마트에서는 시민들이 어둠 속에서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은 119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2시까지 서울 시내에서 승강기 구조 요청 등으로 출동한 사례는 54건에 달했다. 경기도에서도 승강기 구조 등의 신고가 180여 건 접수됐다.
 
1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비상등에 의지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 광명시와 서울 서남부 일대에서 낮 12시53분부터 26분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 측은 “경기 영서변전소의 기기 고장으로 전기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며 ?신속하게 피해보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비상등에 의지해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 광명시와 서울 서남부 일대에서 낮 12시53분부터 26분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 측은 “경기 영서변전소의 기기 고장으로 전기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며 ?신속하게 피해보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구로구 일대에서는 교통신호기 200개가 20여 분 동안 작동을 멈춰 비상 투입된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교통 상황을 정리했다. 신도림 롯데시네마는 스크린이 깜빡거려 영화 관람에 불편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관객들에게 환불을 해줬다. 지하철 역사의 경우 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5초 정도에 그쳤다. 신도림역 관계자는 “정전이 발생하면 주요 전력 공급 라인 외에 예비로 설치된 전력 라인에서 전기가 자동 공급된다. 일종의 보조 배터리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날 정전으로 서울 서남부 지역과 경기도에서 약 19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정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정전의 모든 책임은 한국전력에 있으며 일요일 휴식과 여가시간을 갖던 시민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드린 것에 대해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비상상황실을 계속 운영해 복구 및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이로 인한 시민이나 영업장 등에 대한 피해는 신속하게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전은 경기도 광명시 영서변전소 기기 고장으로 낮 12시53분에 발생했다. 한국전력 측은 GIS(가스절연개폐기) 내 전기가 흐르는 도체가 개폐기 케이스와 직접 닿으면서 고장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영서변전소 이상으로 시흥과 광명, 독산, 대방, 대림, 구공 변전소 등 모두 6개 변전소에 영향을 미쳤다. 영서변전소가 345만V 전력을 15만4000V로 변전하는데, 나머지 변전소가 이를 다시 2만2900V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영서변전소는 주변 변전소보다 상위 개념의 변전소여서 이들 하위 변전소로 이동하는 전력이 차단됐다. 이 때문에 광명시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서울시 서남부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이날 정전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9일 고리 원전 1호기를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원전 폐쇄와 대규모 정전이 관련돼 있다는 루머가 떠돌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대책도 없이 원전을 무조건 폐쇄시키면 전기 대란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의견이 개진되는 한편 “(원전 폐쇄에 반발해) 원전 마피아들이 고의적으로 정전 작전을 펼친 것이다”는 음모론도 떠돌았다. 한전은 “원전 폐쇄와 정전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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