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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소리난 프랑스오픈 … ‘스무살 여제’ 오스타펜코 떴다

중앙일보 2017.06.12 01:00 종합 26면 지면보기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세계랭킹 47위)가 여자 테니스의 샛별로 떠올랐다. 한 번도 투어 우승을 하지 못했던 오스타펜코는 만 20세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파리 AP=연합뉴스]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세계랭킹 47위)가 여자 테니스의 샛별로 떠올랐다. 한 번도 투어 우승을 하지 못했던 오스타펜코는 만 20세의 나이에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파리 AP=연합뉴스]

“나는 이제 겨우 스무 살이다. 그런데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
 

세계 4위 할레프 꺾고 생애 첫 우승
84년 만에 시드 없는 무명의 반란
포핸드샷 속도, 남자 선수보다 빨라
97년 마욜리 이후 가장 나이 어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47위 옐레나 오스타펜코(20·라트비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뒤 밝힌 소감이다. 오스타펜코는 11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시모나 할레프(26·루마니아·4위)에 세트스코어 2-1(4-6, 6-4, 6-3)로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210만 유로(약 26억3000만원).
 
이로써 오스타펜코는 1933년 마거릿 스크리븐(영국) 이후 84년 만에 시드를 받지 않은 선수로 출전해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오스타펜코는 또 1997년 당시 19세로 우승했던 이바 마욜리(크로아티아) 이후 최연소 프랑스오픈 우승자가 됐다.
 
올해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선 강자들이 불참하거나 조기 탈락하는 바람에 우승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웠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2위)가 임신으로 불참했고,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는 도핑 징계로 인해 랭킹이 178위까지 내려가면서 출전하지 못했다. 현재 세계 1위 안젤리크 케르버(29·독일)는 1회전, 지난해 우승자 가르비녜 무구루사(24·스페인·5위)는 16강에서 떨어졌다.
 
오스타펜코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오스타펜코는 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다가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이뤘다.
 
지난 8일 스무 번째 생일을 맞았던 오스타펜코는 얼굴에 아직 통통한 젖살이 남아있는 앳띤 소녀다. 하지만 남자 선수 뺨치는 파워 테니스를 구사한다. 클레이코트에서는 빠른 공격이 잘 먹히지 않아 지구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결승전에선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할레프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패기 넘치는 오스타펜코는 예상을 보란듯이 깨뜨렸다. 상대에게 틈을 안 주는 파상공세로 할레프의 수비를 뚫었다. 이날 오스타펜코의 공격 성공 횟수는 54회(할레프 8회), 서브 에이스 3개(할레프 0개)였다. 키 1m77㎝, 몸무게 68㎏인 오스타펜코의 무기는 강력한 포핸드샷이다. 포핸드샷 평균 속도가 122㎞로 이번 대회 출전한 남녀 선수를 통틀어 4위다. 남자 세계 1위 앤디 머리(30·영국)의 시속 117㎞보다도 빠르다.
 
오스타펜코는 ‘스포츠 유전자’를 타고났다. 아버지 예브게니스는 우크라이나 프로축구팀에서 골키퍼로 뛰었고, 어머니 옐레나 야코플레바는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오스타펜코의 취미는 볼룸댄스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댄스는 경쾌하고 정열적인 스텝을 밟는 삼바다. 오스타펜코는 “거의 매일 춤을 춘다. 댄스 스텝이 테니스 풋워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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