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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이 ‘대선 3차 투표’로 불리는 이유…관전포인트 4가지

중앙일보 2017.06.11 18:43
프랑스 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북부 해안도시 르 투케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북부 해안도시 르 투케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총선 1차 투표가 11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선 577명의 하원의원이 모두 지역구에서 선출된다.

프랑스 전역에서 577명 하원의원 선출
11일 1차ㆍ18일 결선투표
①마크롱‘앙마르슈’ 압승할까
②사회당 몰락 어디까지

 
프랑스 총선은 대선과 마찬가지로 두 차례 걸쳐 치러진다. 11일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하고, 해당 지역구 투표율이 25%를 넘으면 결선없이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5% 득표율을 넘는 후보들끼리 18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1차 투표서 과반 득표했더라도 투표율이 25%를 넘지 못하는 경우도 결선투표를 치른다.  
 
프랑스 총선은 ‘3차 투표(third round)’라고 불린다. 대선 1차ㆍ결선투표 이후 치러지는데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도, 추진력을 잃을 수도 있어서다.  
프랑스 총선의 중요성에 대해 현지언론 ‘더로컬’은 이렇게 설명했다.
“프랑스는 헌법상 대통령에게 국방ㆍ외교 전권을 주는 편이다. 이에 따라 에마뉘엘 마크롱 신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내치는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요하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도시 마르세유에서 사람들이 극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유세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포스터엔 지난 대선에서 선전한 장뤼크 멜랑숑의 얼굴이 찍혀 있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도시 마르세유에서 사람들이극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유세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포스터엔 지난 대선에서 선전한 장뤼크 멜랑숑의 얼굴이 찍혀 있다. [AP=연합뉴스]

 
이하는 프랑스 총선의 관전포인트.  
 
①마크롱의 ‘앙마르슈’ 제1당 유력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의 압승이 점쳐진다.  
지난 7∼8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ㆍ일간 르몽드 공동 여론조사는 앙마르슈의 의석수를 최대 425석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의석의 74%에 해당하는 수치다. 앙마르슈는 최소 의석수도 330석으로 예상돼 과반(289석) 의석수를 가뿐하게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앙마르슈의 압승은 기정사실이고, ‘국민 영웅’ 대우를 받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1968년 총선에서 달성했던 공화당국민연합 의석수(72%)를 뛰어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보도까지 나온다.  
브루노 코트르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공화ㆍ사회당 정권 모두에 실망한 국민들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프랑스 유권자들은 그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하지만 총선이 결선제인 만큼 결선투표에서 반대당끼리 합종연횡이 펼쳐질 수 있어 섣불리 다수당을 전망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달 14일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②프랑스 정치지형 대변화…사회당 추락 어디까지
앙마르슈의 압승은 1958년 이후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왔던 사회ㆍ공화당의 양당체제, 좌우 정치가 종식됐음을 의미한다.  
불과 1년 2개월 된, 그것도 중도 성향의 정당이 프랑스 정치권력을 차지한 건 프랑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입소스ㆍ르몽드 공동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은 앙마르슈의 3분의 1 수준인 125∼140석을 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직전 집권당인 사회당의 몰락에 비하면 형편이 나은 편이다. 
사회당은 겨우 20~3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의회 의석수(300석)의 10분의 1 수준이다. 사회당은 현재 정당 지지도에서도 주요 정당 중 꼴찌인 8%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당은 2000년대 초 우경화 등 내부 노선 분열로 정체성을 잃어갔다. 그러다 2012년엔 공화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지만,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한 올랑드 대통령의 실정이 사회당의 추락을 부채질했다. 이번 대선에서 사회당 후보로 나온 브누아 하몽은 1차 투표에서 6.36%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도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냉랭한 민심을 눈치 챈 그는 지난해 초 사회당을 탈당해 앙마르슈를 창당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중앙포토]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중앙포토]

 
③극우ㆍ극좌 약진…르펜 원내 진출할듯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

공화ㆍ사회당의 몰락은 중도신당은 물론 극우ㆍ극좌정당의 약진을 파생시켰다.  
입소스ㆍ르몽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극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이번 대선 후보였던 장뤼크 멜랑숑의 인기를 바탕으로 15∼2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과 맞붙었던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8∼18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래도 FN은 현 의석수(2석)에 비하면 ‘약진’하는 셈이다. 르펜 대표도 ‘삼수’ 도전 끝에 지역구인 카그칼레에서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될 것으로 여론조사상 나타났다. 국민전선이 마침내 프랑스 제도권 정치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셈이다.  
 
④정치신인ㆍ여성의원 대거 부상
앙마르슈의 압승 전망에 따라 의회에 ‘뉴페이스’가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약대로 ‘남녀 동수ㆍ좌우 혼합’ 원칙에 기반해 공천자를 발탁했다. 프랑스24는 “공천자의 절반 이상이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시민단체쪽 사람들이고, 또 절반은 여성들”이라며 “의회 재임자는 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5년 간 프랑스 정계 풍경이 사뭇 달라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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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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