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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혁 베이징 한국문화원장 “한·중간 진정한 마음 사귐이 중요”

중앙일보 2017.06.11 17:05
“오직 마음으로 사귈 때만 오래가고 멀리 갑니다(以心相交, 成其久遠).”
한재혁(50·사진) 주중 한국문화원장은 마음 사귐을 미래 10년 한·중 문화교류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베이징 한국문화원 개관 10주년을 즈음한 지난 8일 문화원 4층 접견실에서 만난 한재혁 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부터 소개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시 주석은 서울대에서 ‘이익으로 사귀면 이익이 다하면 헤어지고, 힘으로 사귀면 세력이 다하면 기울지만, 마음 사귐은 길고 멀리 간다’고 말했다”며 “최근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을 넘어설 방법도 마음 사귐, 특히 문학을 통한 교류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관 10주년 맞아 원스톱 한국 문화 체험장으로 새단장
누적 방문객 70만 육박, 문화강좌 수강생 2만명 곧 돌파
13일 10주년 기념식, 한·중 문화계 인사 초청 문화 공연
최근 中 SNS 매체서 고은의 시 소개…문학의 감동 교류 할 것

주중 한국문화원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재혁 주중 한국문화원장을 문화원 4층 고급접견실에서 만났다. 한 원장은 최근 양태오 디자이너가 사랑방을 컨셉으로 디자인한 접견실에서 유명 문학가를 초청해 교류하는 등 중국 문화계 인사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진=신경진 특파원]

주중 한국문화원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재혁 주중 한국문화원장을 문화원 4층 고급접견실에서 만났다. 한 원장은 최근 양태오 디자이너가 사랑방을 컨셉으로 디자인한 접견실에서 유명 문학가를 초청해 교류하는 등 중국 문화계 인사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진=신경진 특파원]

지난해 부임한 한 원장은 최근 문화원 지상 4개 층 개보수를 막 마쳤다. 컨셉은 ‘체험’. 중국 내 ‘한국 문화 사랑방’을 지향했다. 한 원장은 “한옥·한복과 김치 담기 등 문화 체험 공간은 물론 한국 영화·드라마·웹툰 상설전시관과 스마트 오피스까지 갖춰 체험과 비즈니스를 한자리에서 경험하게 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중국 중앙(CC)TV 건물과 인접한 광화루(光華路)에 독립 건물로 10년 전 개관한 한국문화원의 누적 방문객이 70만 명에 육박했고 각종 강좌 수강생도 내년이면 2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13일에는 문화원 지하 1층 200석의 첨단 다목적 홀에서 중국 문화계 인사 등을 초청해 한국 전통 음악 공연과 중국 예술가의 앙상블을 포함한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 원장에게 한·중 수교 4반세기 이후의 대중문화 외교 방향을 들어봤다.  
 
-한한령 이후 양국 문화 교류의 중점은?
“취임 후 지속 가능한 한류를 많이 고민했다. 한·중 양국은 그동안 진심 어린 쌍방향 소통이 적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을 통한 교류를 강화할 생각이다. 대중문화에 비해 문학작품이 주는 감동과 여운이 크기 때문이다. 문학은 국민간 소통과 교감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사랑방을 컨셉으로 꾸민 이곳 접견실에서 소설가 옌롄커(閻連科) 등과 만나 공감대를 다졌다. 그밖에 톄닝(鐵凝) 중국 작가협회 주석을 비롯해 위추위(余秋雨), 베이다오(北島) 등 인연을 맺어 온 유명 작가와 교류도 늘여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문화 교류도 일종의 마케팅이다. 중국의 트렌드 파악이 중요하다. 중국에서는 지금 독서·문학이 인기다. CC-TV의 책 낭독 프로그램인 ‘낭독자’, 전통 시를 재조명한 ‘중국 시사(詩詞)대회’, SNS의 시 공유 플랫폼인 ‘웨이니두스(爲爾讀詩)’ 등 각종 문학 플랫폼과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매일 시 한 편을 소개하는 웨이니두스는 지난 1일 중국 아동절을 맞아 한국 고은 시인의 ‘순간의 꽃’을 낭독 소개했다. 문학 교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대중문화 일변도를 벗어나겠다는 의미인가?
“대중문화의 핵심은 스토리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중국 문화산업계에서 몇 년전부터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의 약자인 IP가 태풍의 눈이 됐다. 비즈니스 가치를 지닌 크로스미디어 콘텐트를 말한다. IP 역시 스토리가 핵심이다. 7일 중국 100여개 콘텐트 업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던 문화원의 ‘K-스토리 설명회’도 중국 IP 시장을 겨냥한 행사였다. 한국은 젊은 문화예술인의 저변이 넓고 실력도 높다. 한·중 콘텐트 협력의 잠재력이 여전히 큰 이유다.”
지난 5월 25일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열린 중국 유명 문학가 ‘위추위한묵전(余秋雨翰墨展)’에 참석한 한재혁 원장(왼쪽)이 위추위 작가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주중한국문화원 제공]

지난 5월 25일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열린 중국 유명 문학가 ‘위추위한묵전(余秋雨翰墨展)’에 참석한 한재혁 원장(왼쪽)이 위추위 작가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주중한국문화원 제공]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은 고려대 중문학과, 고려대 국제대학원 석사 출신의 중국통으로 한·중 문화 교류의 증인이다. 95~99년, 2002~06년에 이어 지난해 세번째로 베이징에 문화원장 겸 대사관 문화공사참사관으로 부임했다. 한국의 대(對) 중국 문화 외교를 지휘하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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