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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장’ 지명된 진보 교육감의 맏형

중앙일보 2017.06.11 16:15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진보 교육감의 ‘맏형’이 교육부 장관에 내정됐다.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68)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민선 1ㆍ2기 교육감으로 무상 급식, 혁신 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진보 교육 의제’를 도입ㆍ시행했던 그가 ‘교육 수장’에 내정됨에 따라 교육 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 민교협 창립한 ‘운동권 교수’
무상급식ㆍ혁신학교 도입, 진보교육감들 뒤따라

전교조 징계, 학생인권조례로 정부와 갈등 빚어
‘보편적 복지’주장… 도지사 경선서 무상버스 공약도

수능 절대평가, 대입 논술ㆍ특기자 폐지 추진할 듯
교육계선 "무리한 '교육 복지' 추진할 수도" 우려

2009년 경기도교육감 당선, '진보교육 의제' 제시 
1949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김 후보자는 지역 명문인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71년 교련 반대운동 등을 주도한 혐의로 제적된 뒤 강제징집된 적 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교수(한신대 경영학과)가 된 뒤에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86년 6월 민주화운동 당시 교수 선언을 주도했고, 이듬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 등을 이끌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4월 주민 직선으로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재선거에 출마ㆍ당선됐다. 전교조ㆍ민주노총 등 진보단체들이 선출한 ‘진보 단일 후보’였던 그는 이듬해 6ㆍ2 지방선거에서도 승리, 연임에 성공했다.  
 
김 후보자는 경기도에 초ㆍ중학생 대상 무상 급식을 도입하고, 교사의 체벌을 금지하고 복장을 자율화하는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했다. 경기도 초중고에 혁신학교를 도입하고, 고교 평준화 지역도 확대했다.
 
그가 도입한 정책들은 2010년ㆍ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의 ‘공동 의제’가 됐다. 특히 ‘보편적 복지’의 상징이 된 무상급식은 2011년 서울에서 주민투표와 오세훈 시장의 사퇴 등으로 이어지면서 당시 정치 지형을 흔들었다.
2013년 민주당 경기도 무상급식 무상보육 유지를 위한 교육감,기초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경기도교육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중앙포토]

2013년 민주당 경기도 무상급식 무상보육 유지를 위한 교육감,기초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한 경기도교육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중앙포토]

 
재임 기간엔 중앙정부와 크고작은 마찰도 빚었다. 김 후보자는 2010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와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를 중징계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을 어기고 경징계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폭력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라는 지침 역시 인권 침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기 동안 중앙정부와 수차례 민형사, 행정 소송이 진행됐다. 무상급식의 확대를 놓고서는 경기도, 도의회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경기도지사ㆍ당대표 경선 패배 … 대선에선 공동선대위원장
2014년 3월, 두번째 교육감 임기 만료를 두달여 남긴 상황에서 김 후보자는 경기도지사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권유로 입당, 당내 경선에 참여해 ‘무상버스’공약으로 꺼내들었다. 버스 운영을 완전히 공영화해 경기도민 모두 공짜로 버스를 타고 다니게 하겠다는 공약으로, 여론의 관심을 끌었으나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거셌다. 결국 경선 중 출마를 포기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시 재보선 전패로 위기에 처했던 문 대통령을 도왔다. 이듬해 당대표 경선에 나섰으나 추미애 의원에게 압도적인 표 차이로 패했다.  
지난해 1월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1차회의에서 김상곤 인재영입원장이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문재인 당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월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1차회의에서 김상곤 인재영입원장이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문재인 당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있다. [중앙포토]

이번 대선에서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설계에 관여했다. 혁신학교 확대, 교육부 권한의 시도교육청 이양 등은 대부분 김 전 교육감이 주장했던 내용이다.  
 
새 정부의 첫 교육 부총리로서 김 후보자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고교 학점제 등 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실현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중3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9등급제의 절대평가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논술ㆍ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이 상당히 정착됐고, 학교 생활을 종합적으로 입시에 반영하는 게 입시 개선의 주안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 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지난 18일 한 강연회에서 대선 공약을 설명하면서 “새 정부에선 거점 국립대를 명문대로 만드는 게 일차적 방향이다. 전국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에 예산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체 대학생 중 국공립대생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24%에서 40%로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공영형 사립대’공약에 대해 “사립대에 대학 경비 절반 정도를 지원하면서 대학 이사회를 공영화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국장급 간부는 "김 후보자는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교육감 경험이 있어 초중등 교육 현장의 현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현장을 감안한 공약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울 4년제 대학의 한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시절 '보편적 교육복지'의 확대를 주장해온 김 후보자가 재원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고교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등 관련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학교 현장에 적지않은 혼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상곤(68)=광주광역시 출생 ^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박사 ^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 등록금후불제를 위한 교수대책위원회 위원장 ^ 제 14, 15대 경기도교육감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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