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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면 안 돼요, 운전 중 눈 감길 땐 손목이 부르르

중앙일보 2017.06.11 15:54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화성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 종합시험로에 대형 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교통안전공단, 경고 시스템 개발
운전자 생체 변화, 주행 상태 파악
유사시 스마트 밴드에 강한 진동

“운전석 주변에 특이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자세히 살펴보니 앞쪽에 특수 카메라와 컴퓨터 장치 등이 여러개 설치돼 있었다. 그리고 운전기사의 손목에는 전자시계 모양의 스마트 밴드가 둘러져 있었다. 교통안전공단의 최경임 교통안전교육처장은 “졸음운전 등 운전자의 부주의 운전을 막기 위한 경고 장치들"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안전공단이 개발한 졸음운전 방지시스템은 운전자의 신체 상태와 차량의 주행 상태를 동시에 파악하는 장치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이 개발한 졸음운전 방지시스템은 운전자의 신체 상태와 차량의 주행 상태를 동시에 파악하는 장치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 교통안전공단]

시험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정면을 보지 않고 오른쪽을 몇 초간 쳐다보자 운전석 앞의 카메라에 운전자의 시선과 얼굴 상태가 그대로 전달됐다. 그리고는 스마트 밴드에서 “웅”하는 진동 소리가 들렸다. 
 
뒤어어 버스 앞에 승합차 한 대가 들어서고, 두 차량의 간격이 가까워지자 또 다시 밴드에서 진동이 울렸다. 이날 시험 차량 운전을 맡은 교통안전공단 하승우 교수는 “각각의 상황에서 4초 정도 진동이 왔는데, 진동의 세기는 정신이 바짝 들 정도로 강했다”고 말했다.  
졸음운전 방지시스템은 위험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손목시계 모양의 스마트 밴드를 통해 운전자에게 진동 신호를 보낸다.[사진 교통안전공단]

졸음운전 방지시스템은 위험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손목시계 모양의 스마트 밴드를 통해 운전자에게 진동 신호를 보낸다.[사진 교통안전공단]

이 졸음운전 경고 장치들은 교통안전공단이 2년간 39억 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한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우선 운전자의 몸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운전석 앞 모니터링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얼굴방향과 눈꺼풀 감김 정도 등 운전자의 피로상태를 측정하고, 안전벨트에 장착된 호흡 변화 측정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호흡 변화도 체크한다. 또 운전자 손목의 밴드는 운전자의 심장박동 변화를 살핀다.  
 
시스템은 또 전방카메라 등 운행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의 위험 상황을 예측한다. 앞차와의 거리 및 차선 이탈 여부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운전자 상태와 차량 주행 정보는 통합제어장치로 전달되고, 제어장치가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스마트 밴드에 강한 진동 신호와 경고음을 보낸다.   
경고장치 시스템 계통도

경고장치 시스템 계통도

교통안전공단 오영태 이사장은 “현재 출시된 해외의 졸음운전 경고장치는 단순하게 운전자의 눈꺼풀 감김 정도만 측정하는 수준”이라며 “이번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은 운전자의 생체변화와 차량의 주행상태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어 졸음사고를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올 하반기에 운수회사들이 실시간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게 시스템을 개선한 후 내년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현재 버스 한대 당 150만 원선인 시스템 구축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경임 처장은 “졸음운전의 피해가 특히 큰 버스에 들어가는 종합적인 안전 시스템이기 때문에 외국에도 수출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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