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부인·러브스토리 … 그 곳엔 명화가 흘렀다

중앙선데이 2017.06.11 00:02 535호 22면 지면보기
광화문 국제극장 (1957~1985)
19세기 개항을 전후로 밀려들어왔던 수많은 서양문물 중 ‘활동사진’만큼 강렬했던 것이 있었을까. 1903년 전차차고지가 있던 동대문의 기계창에서 전차 승객을 늘리기 위해 10전을 받고 활동사진을 보여준 이래, 영화관은 대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장소였다.  
 

정연석의 Back to the Seoul

1957년 ‘국제문화관’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국제극장은 59년부터는 국제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상영을 시작했다. 광화문 근처에는 국제극장 말고도 아카데미극장과 시네마코리아까지 모두 세 곳의 영화관이 있었다.
 
건축가 이천승(1910~1992)의 설계로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유리 커튼월의 ‘첨단’ 입면을 가진 건축물이었지만, 사실 국제극장은 정식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가건물이었다. 세종로 사거리 일대가 1952년 건설부 고시에 의해 광장으로 용도가 정해져있었기 때문이다. 가건물로 지어진 건물이 28년 동안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극장은 ‘자유부인’ ‘러브스토리’ ‘대부’ ‘타워링’ 같은 영화들을 상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85년 도심재개발로 철거된 국제극장의 마지막 상영작은 안소니 퀸이 주연한 ‘사막의 라이온’이었다.
 
한때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추억 속의 광화문 극장들은 이제 하나도 남지 않았다. 93년 국제극장과 그 옆의 감리회관이 철거된 자리에 20층의 광화문빌딩이 준공됐다.
 
 
정연석 : 건축가. 일러스트레이터.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스스로 도시 유목민을 자처한다. 드로잉으로 기록한 도시 이야기 『기억이 머무는 풍경』을 썼다.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