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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누구?...“인구절벽은 절망, 통일은 희망” 피력한 국내 최고 일본경제 전문가

중앙일보 2017.06.06 17:28
지난 3월14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7층 논설위원실에서 ‘도시바ㆍ샤프 몰락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당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20170314.조문규 기자

지난 3월14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7층 논설위원실에서 ‘도시바ㆍ샤프 몰락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당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20170314.조문규 기자

 
신설된 청와대 정책실 산하 경제보좌관에 임명된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 기업·경영 분야의 권위자다. 도요타·캐논·아사히맥주·동일본여객철도·후지필름 등 일본 대표 기업에 경영 지도를 했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 등에 자문을 해왔다. 일본어로 ‘한국의 황제경영 vs 일본의 주군경영’이라는 책을 써 도요타에서 이 책을 대량구매할 정도로 일본식 경영 분석에 손꼽히는 전문가다.

김현철(金顯哲, Kim Hyun Chul)
- 1962년생, 경북 김천

【 학 력 】
- 심인고
-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 석사
- 일본 게이오대학 경영학 박사

【 경 력 】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現)
- 서울대 일본연구소 소장(現)
-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
-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청와대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저성장시대 생존전략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를 해 온 학자로, 일본 등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고 임명 이유를 들었다. 김 보좌관이 한국보다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먼저 경험한 일본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라 한국 경제가 현재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로 보인다.  
 
김 보좌관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성장론'의 브레인으로 꼽혀왔다. 국민성장론은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핵심 어젠다로 제시한 것이다. 저성장시대 국민과 기업이 동시에 성장할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김 보좌관은 일본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캠프 국민성장추진단장을 맡아 'J노믹스'로 불리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마련하고 선거공약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청암재단(포스코) 장학금으로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나고야 상대와 츠쿠바대학에서 강의를 하다 11년 만인 2007년 귀국했다. 일본에 있을 때 일본 대기업들을 지도하고 자문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실상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지난해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는 그의 생각과 성향을 짐작케 해준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인구절벽’이라는 게 그는 문제의식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인구가 줄면 술집이 문을 닫고, 커피숍, 노래방도 줄고, 미용실도 준다. 일본도 거리의 상점 하나하나가 비더니 나중에 통째로 사라졌다.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내수기업 중심으로 매출이 준다. 매출이 줄면 기업은 임금과 고용에 손을 댄다. 이미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개인과 기업 소득이 줄면 정부의 세입이 줄고 재정적자가 확대된다. 이 악순환이 무서운 복합불황, 곧 잃어버린 20년이다. 지난 60년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사태가 곧 닥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인구절벽과 소비 감소가 중산층을 긴장시켜 소비가 더욱 감소하고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현상이 한국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까지의 대책들, 즉 금리 낮추고, 찔끔찔끔 구조조정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하는 대책은 성장기 대응책일 뿐이며 앞으로 닥칠 저성장 시대에는 안 통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일본이 그렇게 하다 재정만 낭비하고 20년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김 보좌관은 당시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물론 인구를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급한 대로 출산휴가와 직장 내 보육시설을 늘리고, 중국조선족·새터민·다문화가정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또 정년연장법이 아닌, 노인고용할당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인구절벽을 돌파할 희망이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 히든카드로 바로 통일을 꼽았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문 닫은 것은 총체적 리더십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관료도 단견, 국회의원도 단견, 박근혜 대통령도 단견이다. 통일은 무엇보다 인구절벽을 막을 유일한 카드다. 그런데 자신의 재임 중 인구·소비절벽이 안 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폐쇄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문제를 북핵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했다. 통일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박근혜 대통령은 10년 앞을 못 본 것이다. 통일문제를 보수나 진보, 이념으로 따지면 복잡해지는데, 이건 아주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2015년 출간한 저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등을 통해서도 “일본의 실패를 거울 삼아 저성장 시대의 생존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이 책에서 “이런 저성장기에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기를 겪었던 일본에서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마케팅 방식을 고수하거나 리더의 치명적인 오판 또는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몰락했다. 소니·파나소닉·닛산 등이 실례로 지목됐다.  
  
반면 일본식 경영이라며 자랑하던 방식을 모두 버리고, 일본 기업들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계열유통망도 과감히 폐기하는 혁신을 실천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북오프·라인·유니클로·네스카페·돈키호테 등이 성공한 기업의 실례로 지목됐다.
   
김 보좌관은 이 책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이니까 팔리고, 세계 최고의 품질이니까 잘나가던 시대는 지났다. 저성장기를 이길 강력한 전략 없이는 성장 없는 미래를 돌파할 수 없다. 미래를 꿰뚫는 혜안을 가지고 신속하고 과감히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국내 굴지 대기업에도 자주 초청받은 인기 강사였다. 2012년 삼성 사장단 초청 강연에서는 “삼성은 도요타를 벤치마킹해 세계 1등으로 컸지만 애플과는 달리 복잡한 모델을 취하고 있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현재는 공급망 관리를 잘해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스스로 복잡성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김 보좌관은 지난 3월 일본기업들의 몰락과 관련해 본지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다음은 김동호 본지 논설위원과 가진 당시 인터뷰 내용. 
 
일본 간판 기업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과 주식 버블로 경제가 망가지고 이것이 금융을 거쳐 결국 제조업까지 영향을 주는 과정이 20년에 걸쳐 진행됐는데 그사이 한계기업들이 망해 갔다. 예를 들어 전자기업만 해도 산요가 망하고 소니도 붕괴돼 가는 도태 과정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샤프·도시바는 살아남은 기업들인데 또다시 이분화됐다. 파나소닉과 샤프, 도시바와 히타치는 생존 기업 가운데 대비되던 기업들이었다. 파나소닉은 다시 부활하고, 샤프는 결국 팔려나갔다. 빈사 상태에 빠졌던 히타치는 부활 중이고, 살아남을 거라 예상됐던 도시바는 사경을 헤매고 있다.”

 
샤프와 도시바에 무슨 일이 있었나.

“처음엔 파나소닉과 소니에 위기가 찾아왔었다. 파나소닉은 종합가전인데 플라스마에 열중하다 LCD 진입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소니는 플라스마는 물론 LCD에도 경쟁우위가 있다고 봤는데 투자 타이밍을 놓쳐 결국 삼성전자에서 LCD를 구매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지가 됐다. 이런 난기류에도 샤프는 살아남았었다. 곧 시장을 독식할 거라 관측됐다. 샤프는 샤프펜슬을 만들던 회사지만 전자계산기를 만들면서 액정을 가장 먼저 개발한 회사다. 다른 경쟁자는 LCD 진입이 늦었지만 샤프는 한발 앞서 있던 셈이다.”

 
그런데도 왜 몰락했나.

“샤프는 일본 기술의 LCD를 한국 기업들이 휘젓고, 소니와 파나소닉도 뒤처지자 일본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LCD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그런데 원천기술이 있는 것과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다르다. LCD 공정은 엄청난 설비 투자여서 생산품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팔아야 하는데 일본 기업은 삼성·LG에 비해 코스트가 높았다. 남은 것은 결국 기술경쟁력인데 삼성을 압도적으로 능가하지 못했다. 샤프는 최첨단 액정기술 ‘이그조’가 있어 충분히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봤는데 삼성·LG가 가성비를 내세우자 무너지기 시작했다. LCD 몰빵이 불러온 참사였다.”

 
1980년대 주목받았던 일본식 경영은 끝난 것인가.

“성장기에는 뭘 해도 잘 풀린다. 사업이 잘될 때는 회장이 골프를 치러 가든 직원이 회삿돈을 챙겨 도망가든 그럭저럭 굴러간다. 저성장이 되면 악순환이 악순환을 부른다. 성장기에는 대충 의사결정한 뒤 다시 물려도 되고 실패를 묻어둬도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저성장 구조에선 한 번의 실패로도 기회가 없어진다. 성장기가 너무 오래되다 보니 경영인의 의사결정 능력도 퇴화된다. 아무에게나 맡겨도 실패하면 메워지니까….”

 
도시바는 왜 벼랑 끝에 서게 됐나.

“샤프·파나소닉·소니는 소비자를 겨냥한 B2C 기반의 소비재 판매 가전이다. 이에 비해 도시바는 원자력발전·발전설비 등 중전기 제조사였다. 도시바도 살아남기 위해 B2C 소비재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성과가 안 나니까 슬그머니 분식과 부실을 숨겨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사가 쇠퇴하자 성장기에 보이지 않던 종양들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바의 위기는 최근 7조원의 손실이 드러난 미국 자회사 웨스팅하우스를 사들이기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인가.

“성장기에는 분식회계도 금세 회복할 수 있다. 올해 적자가 나도 내년에 이익을 내 부실을 떨면 된다. 그런데 회사가 무너지는 과정에선 불을 끌 타이밍이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그런 경우 아닌가.) 바로 그거다.”

 
웨스팅하우스를 처음 사들였을 때는 기대가 컸을 텐데.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소비재를 버리고 중전기로 가면서 웨스팅하우스를 매수했다. 초기에는 히타치보다 리스트럭처링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받았는데 한 걸음 더 깊이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결정적으로 엉킨 것은 모든 것을 자사 브랜드로 만든다는 일본 기업의 ‘원세트’ 주의에서 나왔다. 여기서 힘을 빼다가 도저히 도시바군단으로는 안 되니까 일부 사업은 구조조정으로 내다 팔고 일부는 새로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그게 웨스팅하우스였다.”

 
‘승자의 저주’라고 할 수 있겠다. 잘못된 인수합병(M&A)의 전형 아닌가.

“일본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근 10여 년간 M&A 바람이 크게 불었다. 문제는 일본 기업은 M&A 경험이 없고 문화도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M&A가 활발한 것은 그 역사가 100년에 가깝기 때문 아닌가.) 그러니 경험이 없는 일본에선 실패가 속출했다. 웨스팅하우스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기업 풍토가 개방적이면 새로운 사람도 끌어들이는 데 일본은 폐쇄된 사회다. M&A로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웨스팅하우스만 놓고 보면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잘됐으면 히타치처럼 최고의 성공 사례가 됐을 거다. 히타치는 삼성·LG에 밀려 수익이 없는 B2C 사업을 다 버리고 B2B로 도망갔다. 물론 그 과정에서 거액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알짜배기 B2B 사업만 하는 성공 사례가 됐다. 도시바도 그렇게 되고 싶어 웨스팅하우스를 사들였다. (왜 잘못됐나.) 시대가 바뀐 탓이다. 셰일가스에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데, 원자력발전·석유발전 등 기존 발전설비만 만들어선 미래가 없다. 그래서 웨스팅하우스가 매물로 나온 것인데 도시바가 덜컥 사들인 것이다.”

 
기업은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닌 시대가 된 것 같다.

“성장기에서 쇠퇴기로 가는 과정에 승자의 저주가 도사리고 있다. 샤프·도시바는 살아남은 기업인데, 잠시 방심하는 사이 몰락했다. 산업구조의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서다. 플라스마에서 LCD로 가더니 OLED·QLED가 오고 있다. 에너지 산업 자체가 바뀌면서 세계적 기업이던 웨스팅하우스도 도태되는 게 이 시대의 현실이다.”

 
도시바는 그룹의 반쪽이라도 살리려고 낸드플래시를 매물로 내놓았다. SK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승자의 저주에 안 걸려야 한다. 빨리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제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SK가 하이닉스에서 대박을 쳤다고 하는데 더 긴 흐름으로 봐야 알 수 있다. 그 다음 살 것을 물색하던 중 낸드플래시가 좋으니까 사려 하지만 싸게 살 수 있을까. (그래도 굉장히 괜찮은 물건으로 보인다. SK는 낸드플래시만 사들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모든 걸 갖추게 된다.) 제값만 주고 사면 좋다. 한국은 M&A 경험도 많으니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승자의 저주가 SK에도 나타날 수 있을까.

“저성장이 큰 변수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인데 중국이 언제까지 한국에 독점을 허용할 거라고 보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은 롯데보다 삼성이나 현대를 손보고 싶었을 거다. 그러니 앞으로는 국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서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언젠가 격차가 좁혀질 것 아닌가. 이미 반도체에서도 많이 쫓아오고 있지 않나.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안(西安)에 반도체 공장을 만들라고 삼성전자에 강력히 요구했다. 왜 그걸 만들라고 했겠는가. 소비지에서 생산하는 게 맞고, 현지에서 고용하고, 제품을 공급하려면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 목적은 기술 전수를 통한 수입대체 전략 아니겠나.) 바로 그거다. 도요타에도 하이브리드 공장을 만들라고 했는데 공장에서 노하우를 좀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원천기술을 대놓고 빼먹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도 압력을 견디다 못해 얼마 전 차량 껍데기만 만드는 공장을 만들었다.”

 
그런 우려에도 삼성은 올해 시안 공장에 4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SK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일본 정부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반도체는 전략성이 있다. 미국 샌디스크가 매물로 나와 삼성전자가 인수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가 웨스턴디지털에 팔지 않았나. 도시바 입장에서는 한국보다 미국 자본에 파는 게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변수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선호하는 선택일 수 있다.”

 
앞에선 저성장, 뒤에선 중국이 쫓아오고 있다. 일본 기업의 실패에서 반면교사가 있을 것 같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될 때 기업은 조심해야 한다. 한국도 저성장에 들어가면 기업을 도와주고 살려줄 정부의 여력이 없어진다. 업계에서도 그런 걸 알면 투자나 의사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노키아·모토로라의 몰락, 소니의 쇠퇴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일어나질 않았나. 한국 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우리도 샤프·도시바 꼴이 안 나야 한다. 중국 기업에 기술우위라고 하는데 삼성전자·현대차도 한순간에 훅 뒤집어질 수 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가 대비 품질인 가성비다. 삼성의 품질이 좋다고 해도 가성비가 높다면 중국 제품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일본에는 그래도 살아남은 기업들이 있다.

“결국 위기를 이겨낸 기업만 살아남는다. 이들은 혁신 능력, 의사결정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기업들이다. (이들이 완전고용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젊은 층 인구 비중이 20년간 40%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수요 사이드에선 생존기업의 인재 요구가 크고 공급 사이드에서 부족하니까 완전고용이 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위기 탈출 해법은.

“20년 전의 일본을 봐야 한다. 한국도 지금부터 수많은 한계기업이 망할 것이다. 한진해운이 망했고, 대우조선이 빈사 상태다. 그다음 단계에는 살아남은 기업에 위기가 온다. 샤프 꼴이 날 수도 있고 소니나 도시바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어느 때보다 경영 판단이 중요해졌다. 최근 LG그룹이 차분하게 잘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 진출이 늦어 고전했는데 G6를 보면 희망이 있어 보인다.

“역시 저력이 있다. 일본의 히타치 벤치마킹을 많이 하고 있다. B2C를 줄이고 B2B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휴대전화도 결국 버려야 하는데 못 버리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이 모든 정보기기의 허브가 되는 것과도 관련 있을 거다. 잘 버텨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됐을 때 홈오토메이션에 쓸 수만 있으면 대박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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