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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글로벌 디자이너 ‘수집’하는 현대차…5대 디자인 수장 전원 스타 디자이너로 채워

중앙일보 2017.06.06 16:30
현대자동차가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를 또 영입했다. 현대차는 사이먼 로스비(50) 폴크스바겐 중국디자인 총괄을 현대차 중국기술연구소 중국디자인담당 상무로 영입했다고 6일 발표했다.   

사이먼 상무, 중국 현대차 디자인 전략 수립
30대 초반 벤틀리 선임디자이너 임명된 인물
10년 동안 폴크스바겐 중국 디자인 총괄
한국·미국·유럽·중국 모두 스타 디자이너가 디자인 총괄

이달 중순 현대차에 합류하는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중국통’ 자동차 디자이너다. 2008년부터 10년 동안 폴크스바겐그룹의 중국 디자인을 총괄했다. 산타나·뉴라비다·중국형 파사트 등 폴크스바겐이 출시한 중국 전용 모델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폴크스바겐 글로벌 생산 차종도 중국에서 판매할 때는 로스비 상무가 디자인을 손봤다. 라만도·피데온·NMC·C 쿠페 GTE 등 폴크스바겐의 중국 전용 양산차도 사이먼 로스비 상무가 디자인을 총괄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 로스비 상무는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가 중국 현지 전략 모델을 출시할 때 중국 소비자 취향에 적합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이너를 확보·육성하는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중국은 현대차그룹이 전 세계에서 차를 가장 많이 파는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시작한 3월 이후 중국 시장 판매량이 급감했다. 3~5월 판매대수는 월별로 각각 52~65% 줄었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 영입은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합한 디자인을 선보여 판매 부진을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스비 상무가 재직하던 지난해 폴크스바겐그룹은 중국 시장에서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사상 최초로 판매대수 1위 자동차 제조사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79만 2000여대(5위)를 판매했다.  
영국인인 로스비 상무는 1991년 롤스로이스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시작했다. ‘황제의 자동차’로 불리던 롤스로이스 실버세라프 차량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과거 벤틀리가 롤스로이스 자회사 시절, 로스비 상무는 30대 초반 나이에 벤틀리 선임디자이너로 선임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벤틀리에서는 컨티넨탈 GT 1세대 디자인을 주도했고, 벤틀리가 폴크스바겐그룹에 편입된 이후인 2001년부터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디자인 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차가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한 건 2006년부터다. ‘디자인 경영’을 내세웠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이 직접 독일로 날아가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현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영입했다. 슈라이어 사장은 크리스 뱅글, 이안 칼럼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던 인물이다. 슈라이어 사장이 2009년 준대형 세단 K7을 디자인한 이후 4월까지 K시리즈는 전 세계 누적 502만4014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디자인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한 현대차그룹은 이후 잇따라 스타 디자이너를 ‘수집’했다. 벤틀리 뮬산·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 슈퍼카를 디자인한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과,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 범블비 캐릭터의 모델인 제네럴모터스(GM) 카마로를 디자인한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담당 상무 등이 가세했다.

이번에 사이먼 로스비 상무를 영입하면서 현대차 5개 디자인 책임자 자리는 전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채워졌다. 그룹 전체 디자인은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총괄하고, 3개국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의 수장은 동커볼케 전무(한국), 크리스토퍼 채프먼 수석디자이너(미국), 토마스 뷔르클레 수석디자이너(유럽)가 각각 맡고 있다. 

현대차는 “국적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를 스카우트하다 보니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가 센터장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분야별 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 출시한 스포츠세단 스팅어는 알버트 비어만 기아차 시험·고성능개발담당 부사장이 개발을 주도했는데, 그는 BMW의 고성능차 M시리즈 개발을 지휘하던 인물이다. 람보르기니 출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올 초에는 GM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했던 이진우 박사를 지능형안전센터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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