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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은 총리에게 '카톡' 보고...사무관은 '페북'에 댓글로

중앙일보 2017.06.06 15:54
이낙연 총리가 신임총리로 취임한지 일주일째, 총리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총리와 직원이 미니버스에 동승하고, 급한 업무는 카톡으로 상의한다. 황교안 전 총리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직원들은 말한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1일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전직 대통령들을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더팩트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가 1일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전직 대통령들을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더팩트

 

'프렌들리(friendly)' 의전 강조… 수행원과 '미니버스' 동승, 공관 조찬 때 가장 먼저 도착해 손님 맞아
"자유한국당에 십고초려 해야" 국회와의 소통도 강조

6일 총리실 관계자는 “국장급에서 이 총리에게 ‘카톡(카카오톡 메신저)’ 보고를 올리는 일도 있다. 시급한 일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어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이전에는 상상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건도 5일 해당 부서에서 직접 보고해 원인 규명이 빨리 이뤄졌다. 이 총리에게 일대일로 카톡을 보내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무관(5급), 주무관(6급) 등은 주로 이 총리의 페이스북, 트위터에 ‘댓글’로 민원을 넣기도 한다. 이 총리가 거의 100%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 30대 주무관은 “이 총리가 취임식 때 소통의 내각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말대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오른쪽)이 1일 바른정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주호영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 총리는 지난 1일 각 당 지도부를 예방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거부했다. 다음 날 이 총리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에게 “만나자”고 다시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이때도 이 총리는 총리실 관계자들에게 “(한국당에)십고초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전’에서도 달라진 점이 발견된다. 황 전 총리는 기존 관례에 따라 총리실 공관에 손님이 모두 도착한 후 가장 마지막에 등장했던 반면 이 총리는 가장 먼저 공관에 도착해 손님들을 마중한다. 
 
이낙연 총리가 6일 현충일 국가유공자의 가정에 방문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총리실

이낙연 총리가 6일 현충일 국가유공자의 가정에 방문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총리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이 총리가 평소 역대 총리 중에서 가장 ‘낮은’ 총리가 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총리가 최근 인사동의 한 막걸리집에서 총리실 직원들과 회식을 했는데, 옆방에 총리의 지인이 있었다”며 “총리가 맨발로 뛰어나가 90도로 (지인에게)인사하더라”고 덧붙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 총리에게 “이해찬 총리를 뛰어넘는 역할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총리 역시 총리 지명을 받은 후 '책임총리' 케이스를 독학하면서 이해찬 전 총리를 모범 사례로 꼽았다고 한다.  
 
때문에 총리실 관계자들은 내각이 과거 ‘노무현-이해찬’ 시절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 보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 분위기다. 
 
한 총리실 인사는 “이 총리도 책임총리 역할에 대해 굉장히 의욕이 있다”며 “그간 청와대로부터 일방적인 지시를 받아왔다면 이제는 총리실이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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