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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마이크] 인천 동춘동 살인 사건, 우리에게 남긴 숙제

중앙일보 2017.06.06 14:36 종합 10면 지면보기
 
카드뉴스 제작=정유정 인턴 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카드뉴스 제작=정유정 인턴 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미성년자 처벌은 당연하다."

미성년자 강력범죄, 우리 사회 어떻게 처벌해왔나
같은 살인 저질러도…소년은 10년, 성인은 30년
범죄전문가 "사형과 같은 강력 처벌로도 범죄 발생 못막아"

 
"미성년자라서 형을 가볍게 하길 원한다면 잘못한 미성년자와 부모가 같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인천 동춘동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모(17)양이 오는 15일 첫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잔혹한 범죄로 우리 사회를 경악시켰던 김양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미성년자의 강력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장인 시민마이크에도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처벌 수위를 높이면 미성년자의 잔혹범죄는 사라지게 될까요? 범죄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김양은 우리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금껏 우리 사회가 잔혹범죄를 일으켰던 아이들을 어떻게 처벌해왔는지를 돌아봤습니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이 아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묻지마 살인 미수'사건을 저지른 한 소년의 이야기
 
지난 2013년 초겨울 아침. 한 소년(16·이하 A군)이 인천광역시 서구의 한 빌라 계단을 서성이고 있었다. 때마침 한 집에서 가정주부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나오자 몰래 집안으로 들어갔다. A군은 주부가 홀로 집으로 돌아오자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5시간 가까이 집에 머물며 협박하며 흉기로 찌르기도 했다. 강간 살인 미수와 감금 혐의로 기소된 A군은 1심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A군의 가정환경은 평범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종교인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소년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였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무단결석과 지각을 반복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대신 전쟁 영화나 음란물에 빠져 지냈다. 동네 폐가에 들어가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정신감정 결과 A군은 인지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    
 
같은 범죄 성인이 저질렀다면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최대 무기징역'
 
동일선상에서 이야기하기 힘들겠지만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A군과 같은 살인 범죄를 성인이 저질렀다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지난해 강남에서 60대 여성의 집에 침입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30대 남성은 실제로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살인과 살인미수라는 차이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은 A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현행 소년법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현재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징역형은 20년이다. 
 
[양형위원회 홈페이지 양형기준 캡쳐]

[양형위원회 홈페이지 양형기준 캡쳐]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B(사건 당시 18세)군도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B군은 미성년자인 여자친구가 임신사실을 부모님께 알리겠다고 하자 두려움을 느껴 우발적으로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이후 친구 C(당시 18세)군을 불러내 시체를 갈대밭에 숨겼다. 시체 유기를 도운 C군도 소년법 적용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한편 소년범의 '묻지마 살인' 중 가장 중형이 선고된 케이스는 이태원 살인사건이다. 주범 아서 존 패터슨(당시 만 17세)은 1997년 이태원의 한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이수정 교수 "사형 선고와 같은 엄벌, 범죄 예방 효과 없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소년법이 관대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성인 범죄와 미성년 범죄를 구분지어 설명했다. 가령 살인사건을 저지른 성인범의 경우 '사형'과 같은 극한 엄벌이 내려질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연쇄살인범들도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는가'와 같은 질문을 할 정도로 사형·무기징역과 같은 형의 선고는 범행을 막는 제지력이 있다"고 했다. 반면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미성년자들은 약간의 정신과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며,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무섭다고 범행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언론이 관심갖는 부분은 형량을 가중하느냐, 어떻게 처벌하느냐다. 소년 사건이 어떤 배경으로 발생하는지 현재 시스템이 그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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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마이크 특별취재팀=김현예·이유정 기자, 조민아 멀티미디어 담당, 정유정 인턴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peoplemic@people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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