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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등 중동 7개국 카타르와 단교 선언…"항공기·선박 운행 중단"

중앙일보 2017.06.06 10:03
카타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다 알타밈 국왕 [AP=연합뉴스]

카타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다 알타밈 국왕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7개국이 5일(현지시간)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국경을 차단하고 카타르를 오가는 항공편과 선박 등의 운행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카타르 국적기 영공 통과도 불허
"자국 거주 카타르인 2주 내 떠나라"
"무슬림형제단 등 테러 단체 지원"
이란과 친선, 이스라엘과도 경제협력
'대이란 포위망' 위한 전략적 선택


또 카타르 항공사의 자국 영공 통과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단교를 선언한 국가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 걸프 3국과 이집트·예멘·리비아·몰디브 등이다. 
카타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걸프 3개국은 카타르 출신 여행자와 거주자들에게 14일 이내 자국을 떠나라고 통보했다.
자국민의 카타르 방문도 금지시켰다. 
일방적으로 국교가 단절된 카타르는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주장으로 단교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카타르가 무슬림형제단·이슬람국가(IS)·알카에다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사우디 정부는 국영통신사를 통해 “테러와 과격주의의 위험으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2014년에도 걸프 3개국은 카타르가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각국의 주카타르 대사를 7개월 간 소환했다.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은 2011년 민중 봉기인 ‘아랍의 봄’으로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자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카타르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지원했다. 
2013년 군부 쿠데타로 들어선 엘 시시 정권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했고, 사우디 등도 동조했다. 
카타르는 이후에도 무슬림형제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배경은 이란을 옥죄기 위한 외교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국가인 카타르는 독자적인 외교정책으로 유명하다. 
같은 수니파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카타르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친선을 유지하고 이스라엘과도 경제 협력을 해왔다.  
특히 이란과는 에너지사업에서 통 큰 협력을 모색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카타르는 지하에서 이란 가스전과 연결된 세계 최대급 가스전을 개발하기 위해서 이란과 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6일 전했다.  
 
단교 조치에 따른 에너지 운송 등 여러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에 대한 동결 조치가 LNG 수요가 큰 한국·일본 등의 LNG 수급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준비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전까지 사우디를 통해 육로로 수입했던 경기장 건설용 원자재의 반입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호주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등이 단교를 발표하자 "걸프만 각국의 결속 유지가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각국이 함께 자리에 앉아 그들의 입장차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미국이 대이란 포위망을 구성하기 위해 사우디 등과 연대해 군사 요충지인 카타르를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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