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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AI 고병원성 확진 … 전국 닭·오리 농가 이동중지 명령

중앙일보 2017.06.06 01:07 종합 10면 지면보기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닭·오리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인 것으로 5일 최종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최초 의심신고를 한 제주시 애월읍 농가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농식품부 등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6일 0시를 기해 AI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위기경보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7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이 발동된다. 명령 위반 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또한 농식품부의 ‘AI 방역대책본부’는 범정부적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되며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가 설치된다. 방역 조치도 대폭 강화돼 7일부터 전국 가금농가에 대해 주 1회 일제소독을 실시한다.
 

위기경보 최고 단계 ‘심각’ 상향
모든 지자체에 재난안전 본부 설치
진원지 군산 오골계 3600마리 팔려
제주·파주 등 3만여 마리 살처분
진주·전주·서천도 추가 발병 가능성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5일 현재 AI 양성 반응이 확인된 농가는 군산·제주·양산·기장·파주·울주 등 6개 시·군 8개 농가다. 이번 AI 확산의 기점으로 추정되는 전북 군산의 농가에서 전국으로 3600마리의 오골계가 이들 지역 농가 등에 팔려 나간 데 따른 것이다. 전북 군산에 40마리, 제주에 1000마리, 경남 양산에 450마리, 경기도 파주에 500마리, 부산 기장에 600마리가 팔렸으며 이들 지역은 모두 AI 발병 지역이다. 아직 AI가 발병하지 않은 경남 진주(300마리), 충남 서천(150마리), 전북 전주(100마리)에도 상당수의 오골계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돼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AI 발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역 대원들이 5일 부산 기장군의 한 농가에서 살처분한 닭 등을 매몰지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방역 대원들이 5일 부산 기장군의 한 농가에서 살처분한 닭 등을 매몰지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는 이날 제주·군산·파주·양산·기장에서 18개 농가 3만1913두의 가금류를 살처분했으며, 전국 전통시장 및 가든형 식당에 살아 있는 닭 등의 가금 거래를 금지시켰다.
 
그동안 AI 청정지역이었던 제주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제주도는 문제의 오골계가 도내 주요 지역 오일장 등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확인하고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까지 33건의 신고가 접수돼 17명의 제주도민이 산 82마리의 행방만 확인됐다. 이 중 34마리는 이미 폐사했다. 제주도는 나머지들에 대해 살처분을 했다. 하지만 오골계 78마리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방역당국은 AI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번에 발견된 H5N8형 AI 바이러스가 분변 등 외부 환경 또는 가금류에 감염 상태로 남아 있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확산 원인과 관련해 “신고 은폐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최초 신고자는 제주도에서 토종닭 7마리를 키우는 농장주다. 농장이라 하기도 어렵고, 뒷마당에다 몇 마리 키우는 수준인데 폐사하자 신고를 했다. 그런데 정작 수백·수천 마리씩 키우고 유통하는 농가는 신고를 안 했다. 군산 농장과 관련된 어느 농가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AI를 상시화되고 토착화된 가축전염병으로 보고 정부가 농장의 사육 기준 강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발생 계절을 지난 것 같은데 갑자기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양상”이라며 "AI 바이러스가 이제 우리 땅에 상주하며 변이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있는 수준이므로 백신 대책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평상시에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세종·파주·군산·제주= 박진석·전익진·김준희·최충일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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