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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스타일’ … 소녀시대 타투 스타킹도 제가 만들었죠

중앙일보 2017.06.06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초코무(33)는 일반인보다 스타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아티스트다. 소녀시대는 2013년 초코무가 그린 타투 스타킹을 신고 무대에 올랐다(위 사진). 앞서 2011년 일본에서는 전국 돔 투어를 할 정도로 인기 있는 남성 아이돌 그룹 ‘에그자일(EXILE)’과 ‘산다이메 제이 소울 브라더스’, 그리고 아이돌 출신 가수 ‘AI’가 초코무 작품을 활용한 굿즈(아이돌 캐릭터 상품)를 만들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후 국내에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안경 브랜드 등과 협업했고 2016년엔 ‘초코무 코스메틱’을 출시했다. 최근 한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협업 준비차 방한한 초코무를 만났다.
 

‘스타 팬’ 많은 일본 아티스트 초코무
서예 공부가 전부인 미술 문외한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작가로
산다라박 등 한·일 연예인과 친구
“내 그림 보는 사람 다 행복했으면…”

초코무의 본명은 와타나베 유카(渡辺 ゆか)다. 2009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초코무란 예명으로 바꿨다. 한 친구가 커피 대신 초콜릿 음료를 많이 마시는 그의 모습이 “스파이크 리의 영화 ‘클라커스’ 속 주인공과 닮았다”며 영화 속 장면을 보여줬는데 그 배우가 마시던 초콜릿 음료 이름이 ‘초코무’였다.
 
2013년 서울 가로수길에서 열린 샤이니의 팬미팅 행사에 방문한 초코무. [사진 초코무]

2013년 서울 가로수길에서 열린 샤이니의 팬미팅 행사에 방문한 초코무. [사진 초코무]

이름보다 이력은 더 독특하다. 갭·리복·닥터마틴같은 패션 브랜드부터 카시오 시계, 다스 초콜릿까지 지금 일본에서 가장 많은 협업을 하는 아티스트인데 정작 미술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다. 굳이 관련된 걸 찾자면 8년간 취미로 배운 서예가 전부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전엔 교토에서 옷 가게 점원으로 일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일러스트레이터가 됐다. 2008년 무작정 뉴욕에 갔을 때 한 작은 공원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단다. 그 모습을 본 인근의 운동화 가게 주인이 매장에서 전시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초코무는 “일본에선 내 그림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없었다”며 “무명 작가에게도 선뜻 기회를 내주는 걸 보고 역시 뉴욕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 전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고, 일본의 한 패션 브랜드가 협업을 요청해와 함께 티셔츠를 만들었다.
 
초코무가 디자인한 가수 AI의 앨범 자켓. [사진 초코무]

초코무가 디자인한 가수 AI의 앨범 자켓. [사진 초코무]

아이돌 캐릭터 상품으로 연결된 것도 그 티셔츠가 시발점이 됐다. 2011년 AI가 자신의 팬을 위한 가방·타월 등 캐릭터 상품 디자인을 맡긴 것이다. 초코무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AI와는 가족끼리 교류할 정도로 친한 친구가 됐다. 이후 에그자일, 산다이메 제이 소울 브라더스의 캐릭터 상품 제작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패션·뷰티를 좋아해 일년에 서너차례는 꼭 방문한다는 초코무는 산다라박, 민아(걸스데이), 키(샤이니) 외에도 많은 한국 래퍼와 DJ, 스트리트 패션 디자이너와 가깝게 지낸다. 초코무 그림을 좋아하는 팬들이다. 특히 산다라박은 서로 알기도 전에 SNS에 초코무 사진을 올리며 팬심을 보인 끝에 친구가 됐다.
 
그는 주로 검정색과 흰색 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하얀 도화지에 검정펜으로, 또는 투명한 유리창에 흰 펜으로 하트·바나나·고양이 등 자신의 캐릭터를 가득 채운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는데 그게 흑백 사진처럼 검정과 흰색이기 때문”이란다. 그래피티(낙서 벽화)적 요소가 많아 거기서 영향을 받았을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동양의 수묵화나 붓글씨에서 받은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초코무의 그림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내 마음이 즐거울 때만 그림을 그리는데 그렇다보니 따뜻한 이미지를 주는 하트가 그림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또 내 그림을 보는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니 그런 마음이 나타나서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닐까.”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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