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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상조, 보고서 채택 9일로 미루자"...제3당의 존재감?

중앙일보 2017.06.05 20:20
 국민의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민의당은 5일 당 회의를 갖고 자유한국당ㆍ더불어민주당ㆍ바른정당 등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9일로 미루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오종택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등에 정무위 연기 제안
당내에서는 찬성 의견 우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
8일 의원총회 열어 최종 입장 정하기로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김 후보자 부인의 영어회화강사 특혜 채용 문제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해당 학교 교장을 불러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며 “각 당이 요청한 추가 자료를 검토한 후 보고서 채택 여부를 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로 들며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ㆍ여당이 보고서 채택을 강행한다면 제1야당으로서 국회 청문회를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당도 아닌 국민의당이 먼저 나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미루자고 한 데는 국민의당의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현재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10명)과 보수야당(한국당 7명, 바른정당 3명)으로 나눠져있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국민의당 정무위원 3명이 힘을 실어주면 과반이 된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재벌 개혁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재벌개혁과 공정위 강화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내건 대표상품이었다. 이날 국민의당 의원들은 라디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재벌개혁을 위해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좋겠다”(박지원 전 당 대표), “김 후보자의 자기관리는 타인의 모범이 되고 공정거래를 지켜내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장병완 의원)라며 김 후보자의 인준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반대의견도 있다. 이찬열 의원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가장 공정하지 못한 사람(김 후보자)을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하려는 청와대 입장은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에 이어 별다른 반발 없이 김 후보자도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내 “국민의당이 부적격이 명백히 드러난 김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 보고서 채택으로 입장을 정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만을 위한 민주당 2중대를 스스로 자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택한 전술은 ‘시간끌기’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보고서 채택 여부를 1시간 가량 논의했지만, 결국 8일 오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다른 당에도 9일로 보고서 채택을 미루자고 제인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최대한 미루며 자유한국당의 공세도 피하고,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당장 국민의당은 이날 결정을 미룬 이유로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자료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김관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어떤 미국 기업 CEO로부터 추천을 받아 2004년 예일대 펠로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등을 추가로 검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당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있는데다, 한국당도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입장을 빨리 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오종택 기자 20170605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오종택 기자 20170605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자유한국당 정무위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열어 ^논문표절 ^배우자 부정 특혜 취업 ^위장전입ㆍ부동산 전매ㆍ다운계약서 탈세 ^한성대 실화(失火) 사건 의혹 등을 들어 “도덕성과 청렴성이 현저하게 결여된 부적격 인사”고 주장했다.  
 
바른정당도 이날 김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김 후보자는 부인의 영어강사 채용 특혜의혹,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의혹 등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한 5대 공직자 배제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하다고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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