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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등 4개국, '親이란' 카타르와 단교

중앙일보 2017.06.05 16:08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가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개국은 카타르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을 부추기고 있다며 단교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또 예멘의 후티 반군 소탕을 위해 결성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군사동맹에서도 축출됐다.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 카타르 국왕 [AP=연합뉴스]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 카타르 국왕 [AP=연합뉴스]

 

"카타르, 테러 부추겨 안보 위협"
사우디·바레인·UAE·이집트 단교

이란 옹호 국왕 연설이 단교 촉발
카타르 "해킹 당해 나온 가짜뉴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국영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카타르와 단교한다”고 밝혔다. 또 “양국을 오가는 육로와 항로를 모두 폐쇄한다”며 “다른 국가들도 이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UAE도 성명을 통해 “카타르가 약속과 협약을 회피하고 조작해 지역의 안보와 주권을 해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UAE는 카타르인 입국을 금지했으며, 체류 중일 경우 2주 내에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
바레인도 “안보를 위해 카타르와의 외교 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아랍 국가면서도 주변국과는 다른 대외정책을 펼쳐 갈등을 빚어왔다.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우호적 입장이 대표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UAE·이집트 등이 정권을 위협하는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무슬림형제단의 강력한 지원국이 카타르다. 2014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카타르의 무슬림형제단 지지에 반발해 카타르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엔 이같은 해묵은 갈등에 불을 지핀 사건이 벌어졌다. 카타르 국영통신이 보도한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 카타르 국왕의 연설 기사 논란이다. 기사에 따르면 국왕은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이란을 옹호하며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호소했다. 또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당시 국왕은 “이란을 향해 적대감을 품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이란을 이슬람 세력으로 인정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정부는 “언론 사이트가 해킹당한 것”이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기사를 즉각 삭제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해명을 인정하지 않으며 알자리라를 포함한 카타르 언론을 차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뭉친 걸프지역의 수니파 국가들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란이 시리아·레바논·예멘 등 주변 국가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그러나 카타르는 수니파 국가이면서도 이란과 이해가 얽혀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전인 ‘사우스 파(South Pars)’를 이란과 공유하며 액화 천연가스를 수출해 부를 축적한 것이다. 
이란과 경제적으로 친밀한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엔 눈엣가시였는데, 마침 기사가 단교의 빌미를 제공해준 셈이다. 
 
카타르는 4개국의 단교 선언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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