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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주말 연속 미사일 쏘던 북한 이번에는 공군 비행술 대회

중앙일보 2017.06.05 15:3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2017’를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김정은 4일 열린 공군 지휘관 비행술 대회 현지지도
5월 중순부터 주말마다 쏘던 미사일 대신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
미국 항공모함 견제 무력시위? 항공유 제재 무실화 과시?
좌천 됐던 김원홍 6개월만 북한 언론에 이름 등장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열린 항공 및 반항공(공군) 지휘관 비행술 대회장을 찾아 공중에서 비행중인 항공기들을 보고 있다. 김정은 왼쪽은 황병서 총정치국장,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손철주 항공 및 반항공군 정치위원.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열린 항공 및 반항공(공군) 지휘관 비행술 대회장을 찾아 공중에서 비행중인 항공기들을 보고 있다. 김정은 왼쪽은 황병서 총정치국장, 이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 손철주 항공 및 반항공군 정치위원. [사진 노동신문]

항공 및 반항공군은 공군을 말한다. 북한은 2014년부터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비행술 대회를 열고 있다. 신문은 “(김정은이) 대회에 앞서 육ㆍ해ㆍ항공 및 반항공군, 노농적위군 의장대를 사열했고,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이 개회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비행술 대회에는 미그-29, 미그-21, 미그-19, 미그-17, 수호이-25 등 전투기와 전폭기아 헬리콥터(북한은 직승기라 부름) 등이 동원됐다. 김광혁 사령관을 비롯해 사단장과 여단장 등 지휘관들과 초임 조종사들도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4일 항공 및 반항공 비행술 대회에 참가한 항공기들이 색깔 연막을 뿜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4일 항공 및 반항공 비행술 대회에 참가한 항공기들이 색깔 연막을 뿜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비행술 대회 첫해인 2014년엔 5월, 2015년 7월에 이어 지난해엔 12월에 비행술 대회를 개최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항공유 등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엔 연말에 비행술 대회를 열었다”며 “겨울철에 대회를 열 경우 참가자들이나 관람객들이 추운 날씨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하는데 이를 고려한 조치인지, 국제사회의 항공유 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재하다는 뜻을 보이려는 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6개월여 만에 대회를 연 것이 최근 동해에서 훈련을 한 항공모함을 겨냥한 측면도 있을 수 있어 북한의 의도를 분석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칼빈슨함 등 미국의 항공모함이 동해상에서 훈련을 하자 이에 대한 반발차원일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에서 함정공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며 신형 유도미사일을 발사했다.
 
 
4일 열린 항공 및 반항공(공군) 지휘관 비행술 대회에 참석한 미그-29(왼쪽, 오른쪽 위).  대회 참가자들(오른쪽 아래)이 비행술 경연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4일 열린 항공 및 반항공(공군) 지휘관 비행술 대회에 참석한 미그-29(왼쪽, 오른쪽 위).  대회 참가자들(오른쪽 아래)이 비행술 경연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광혁 북한군 항공 및 반항공 사령관은 개회사에서 “(비행술 대회는)모든 비행 지휘관들을 명령만 내리면 맨 앞장에서 출격하여 적 항공모함을 비롯한 그 어떤 대상물들도 일격에 소멸해 버릴 수 있는 일당백의 불사조들로 튼튼히 준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 했다.  
 
무엇보다 정보 당국은 이날 북한의 비행술 대회가 미사일 발사 대신 준비한 행사일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추가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보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주말을 이용해 3주 연속으로 미사일을 쏴 왔다”며 “핵실험과 미사일을 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고려하고, 미사일 외에도 공격수단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14일 화성-12, 21일 북극성-2, 27일 신형 지대공미사일, 29일 신형 유도미사일 등을 연달아 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였다.  
 
◇6개월 만에 언론에 이름 올린 김원홍 = 신문은 이날 행사에서 황병서(총정치국장), 박영식(인민무력상), 김원홍(전 국가보위상), 이영길(총참모부 작전국장), 조남진(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등이 김정은을 맞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월 직권 남용 혐의 등으로 국가보위상에서 물러난 김원홍이 이날 자리를 함께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원홍은 좌천돼 혁명화(노동과 학습을 통한 재교육) 과정에 갔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장에 모습을 보였지만 북한 언론에 등장하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5주년을 기해 진행한 참배 때 이후 6개월여 만에 언론에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직책인 국가보위상이 아닌 총정치국 제1부총국장으로 옮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세 차례 비행술 대회에 국가보위상이 참가한 적이 없는 데다, 김정은이 국가보위성의 권력 남용에 대해 복권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제자리로 돌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그가 총정치국으로 옮겼다는 첩보도 있다고 한다.
 
정용수ㆍ김록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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