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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만의 흉상 제막...무장공비 김신조와 총격전 끝에 숨진 고 정종수 경사

중앙일보 2017.06.05 12:12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침투한 무장공비를 막다가 숨진 말단 경찰관의 흉상이 5일 제막됐다.
 
주인공은 서울을 습격한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을 막다 순직한 고(故) 정종수 경사. 
1968년 1월 21일 종로경찰서에서 순경으로 재직 중이던 그는 북한 124부대 소속인 김신조 등 무장공비 31명의 청와대 습격을 막다 순직했다.
 
 
그의 흉상은 이날 서울 자하문 고개에 설치됐다. 
 
5일 열린 고 정종수 경사의 흉상 제막식 모습. 정종수 경사는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을 막다 순직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5일 열린 고 정종수 경사의 흉상 제막식 모습. 정종수 경사는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을 막다 순직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무장공비들은 국군 복장에 기관단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서울로 침투했다. 침투 당일 밤 청와대 길목인 자하문 임시검문소에서 정 순경 등 경찰 9명과 대치했다. 
 
검문 과정에서 정체가 드러나자 무장공비들은 서울 시내와 북악산 등으로 도망갔다. 이들을 뒤쫓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정 순경과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이 총탄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당시 소탕작전에서 북한군 1명(김신조)이 생포됐고 29명이 사살됐으며 1명은 도주했다. 우리 측은 정 순경을 비롯해 군ㆍ경 30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8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그 해 고인을 경사로 1계급 특진(지금은 순경 다음 계급이 경장이지만 당시엔 경사였다)시키고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최규식 서장도 경무관으로 1계급 특진하고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최 경무관은 당시 바로 자하문 고개에 동상이 세워졌다. 그러나 정 경사의 흉상은 순직 49년 만에 최 경무관의 옆에 세워지게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정 경사는 1982년 순직비를 세워 추모해왔다. 최 경무관처럼 동상을 세워 기리자는 내부 의견이 나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흉상을 제막하게 됐다”고 말했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 침투한 김신조가 생포됐을 때의 모습. [중앙포토]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 침투한 김신조가 생포됐을 때의 모습. [중앙포토]

 
흉상 제막식은 5일 오전 서울 청운동 자하문고개 현충 시설 내에서 거행됐다. 
서울경찰청 측은 “고인은 국가안보 수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사명감으로 온몸을 던져 청와대 침투를 저지한 호국경찰의 표상이다. 지난 1월 전쟁기념관의 ‘이달의 호국인물’로 뽑힌 정 경사를 예우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장남 정창한(61)씨 등 자녀 3남 2녀를 포함한 유가족 8명과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 김기영 서울시재향경우회장, 김기현 대통령경호실 경비안전본부장, 구남신 서울북부보훈지청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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